2020년 2월 17일 월요일

<성령과 트라우마> - 셸리 램보, 간략서평

셸리 램보 <성령과 트라우마>(일산: 한국기독교연구소, 2019)

여기 죽음과 삶 사이, 우리는 인간의 영이나 하느님의 영이나 할 것 없이, 모두 다르게 표현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것은 끈질기게 지속되고, 남아 있는 신적인 사랑의 현존이다. 이 사랑은 그들의 목격과 증언 활동 속에, 또 그 활동을 통해 표현된다.'
성령은 눈에 보이는 대상이 아니며, 활동으로 현존한다. 그들 안에서 입증된 힘은 승리하는 힘이 아니라 쓴질기게 지속하는 힘이며, 지배하는 힘이 아니라 견뎌내는 힘이다. 옛 것과 새 것 사이, 과거와 현재 사이, 영은 끈질기게 남아 있다.
 214쪽


"하느님의 사랑은 없앨 수 없다. 오히려 하느님의 사랑은 살아남았다. 성령은 남아 있는 것으로 또한 남은 것들을 목격하는 힘으로 나타난다.
이는 모순되는 진술이 아니라 죽음과 삶 사이에 무엇이 나타나는지를 제시하는 것이다.
하느님과 인간은 그 중간이라는 영역에서 만나고, 둘의 호흡은 심연에서 섞이게 된다. 중간은 인간의 조용한 울음과 하느님의 조용한 울음이 만나는 곳이다. 심염에서 성령은 영혼과 만난다." 348
작년 9월부터 조금씩 읽어오던 이 책의 마지막장을 드디어 덮게 되었다.
십자가와 부활 사이의 '성토요일'의 관점에서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성령님을 재발견하며 증인으로서의 소명을 일깨우는 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성서학과 사회학, 심리학과의 역동적인 대화을 옅볼 수 있어 유익했다.
하지만 스페이어와 발타자르를 비롯한 기존 연구 인용이 너무나 많아 저자의 독자적 연구가 빈약했고, 체계적인 이론 구축이 빈약해서 아쉬웠다.
그럼에도 고통의 문제와 성령님의 관계에 대한 신선한 성찰을 얻길 원하는 이들에게 기꺼이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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