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7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출애굽기 7장 “나일강의 출렁임” 찬송가 93, 94장
출애굽기 6장은 이집트를 벗어나는 위대한 여정을 하나님께서 직접 주도하신다는 위대한 약속을 담고 있습니다. 동시에 그 과정에서 경험하는 모세의 쓰라린 좌절을 함께 묘사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마음은 완고하게 닫혀 있습니다. 너무나 힘겨운 상황입니다. 모세는 자기 입이 둔하다며 거듭 한탄합니다. 단지 신체 일부의 약함을 가리키는 게 아닙니다. 막중한 사명 앞에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처절하게 고백하는 장면 합니다.
하나님은 그런 모세를 일으켜 세워 본격적으로 출애굽 여정의 문을 여십니다. 당신의 권능을 펼쳐 보이셨습니다. 먼저 아론을 통해 지팡이를 뱀으로 변화시키는 이적을 일으켰습니다. 파라오의 마술사들 역시 지팡이로 뱀을 만들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집트의 뱀들은 이스라엘의 뱀에 잡아 먹혔습니다. 파라오와 그의 신하들은 뭔가 다른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모세가 말하는 야훼 하나님이 마냥 무시할 존재가 아니라는 걸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얼마 되지 않아 온 이집트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 일어납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십니다. 파라오가 나일강에 나타날 때 그에게 전할 말과 행동을 알려주십니다. 17~18절 함께 읽겠습니다.
17 여호와가 이같이 이르노니 네가 이로 말미암아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 볼지어다 내가 내 손의 지팡이로 나일 강을 치면 그것이 피로 변하고 18 나일 강의 고기가 죽고 그 물에서는 악취가 나리니 애굽 사람들이 그 강 물 마시기를 싫어하리라 하라
하나님은 모세가 파라오 앞에서 뱀으로 만들었던 그 지팡이를 들고 나일 강을 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나일강을 비롯해 다른 강과 운하와 모든 호수가 피로 바뀌었습니다. 단지 물이 피로 변했다는 신비로운 화학적 변화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먹을 물이 없어 괴로움에 빠진 것도 이 이적의 핵심이 아닙니다.
이집트에서 나일강은 단순히 거대 자연이 아닙니다. 그 자체로 신성합니다. 이집트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찬란한 문명을 지탱하게 한 원천입니다. 그런데 그 나일강이 노예들의 신에 의해 죽음의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들의 신이 무능함을 만천하에 드러냈습니다. 그토록 자랑했던 화려한 번영이 한순간에 허약함을 드러내었습니다. 이집트 제국의 근본을 뒤흔드는 경악스러운 사건입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내리치시는 열 가지 재앙이 시작되었습니다. 백성의 탄식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구원이 펼쳐졌습니다.
이렇듯 주님께서 자녀들을 위해 내미시는 살림의 손길은 허공 위에서 내려오지 않습니다. 그 시대 가장 강력한 힘으로 사람들을 지배하는 권력과 체계 속을 헤집고 들어오십니다. 사람들이 우러러보며 떠받드는 화려한 문명을 뒤집고 다가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이 그러했습니다. 로마 제국의 반역범을 처형하는 틀이 부활의 통로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하나님 나라 복음을 믿고 고백한다면, 오늘날 우리 앞의 이집트 제국을 분별해야 합니다. 이 시대의 파라오가 내세우는 나일 강이 무엇인지는 올바로 가늠해야 합니다.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내 마음을 거세게 움직이게 하는 탐욕의 실체를 가리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아픔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내달리게 하는 눈부신 무언가입니다. 어떤 누군가에게는 많은 돈이, 다른 누군가에는 드높은 명예가 그러합니다.
오늘 함께 읽은 말씀을 통해 분명히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나일강물을 피로 바꾸십니다. 과연 누가 참 하나님인지를 검붉은 피로 생생히 드러내 보이십니다. 우리의 시선을 십자가로 향하게 하십니다. 십자가를 향해 삶의 중심을 고정하며 제국의 풍요를 넘어 천국의 복음을 품고 살아가는 모두가 되길 축원합니다.
기도
나일강을 피로 바꾸신 하나님
기세등등한 파라오의 오만이 강물과 함께 무너져 내려가는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저희 삶의 참된 풍요는 나일강과 그 강을 다스린다고 외치는 우상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합니다. 파라오의 다스림이 아닌 주님의 통치를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을 통해 온전히 깨닫고 이루며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