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4일 목요일

신명기 27장 1~10절 “말씀과 예배의 삶”

2020년 6월 1일, 포항제일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신명기 27장 1~10절 “말씀과 예배의 삶”

1 모세와 이스라엘 장로들이 백성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명령을 너희는 다 지킬지니라

2 너희가 요단을 건너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에 들어가는 날에 큰 돌들을 세우고 석회를 바르라
3 요단을 건넌 후에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그 위에 기록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네가 들어가기를 네 조상들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말씀하신 대로 하리라
4 너희가 요단을 건너거든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돌들을 에발 산에 세우고 그 위에 석회를 바를 것이며
5 또 거기서 네 하나님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 곧 돌단을 쌓되 그것에 쇠 연장을 대지 말지니라
6 너는 다듬지 않은 돌로 네 하나님 여호와의 제단을 쌓고 그 위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 번제를 드릴 것이며
7 또 화목제를 드리고 거기에서 먹으며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즐거워하라
8 너는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그 돌들 위에 분명하고 정확하게 기록할지니라
9 모세와 레위 제사장들이 온 이스라엘에게 말하여 이르되 이스라엘아 잠잠하여 들으라 오늘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백성이 되었으니
10 그런즉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청종하여 내가 오늘 네게 명령하는 그 명령과 규례를 행할지니라


본문 1절에서 세 번이나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명령’입니다. 이처럼 모세와 장로들이 온 이스라엘을 향해 거듭 강조해서 명령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이 후에 펼쳐지는 내용들이 그만큼 엄중하고 중요한 내용들이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가나안 입성을 앞두고 백성들의 해이진 마음을 다잡기 위한 핵심 메시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 해 보겠습니다. 2~4절 다시 한 번 읽겠습니다.

2 너희가 요단을 건너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에 들어가는 날에 큰 돌들을 세우고 석회를 바르라 3 요단을 건넌 후에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그 위에 기록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네가 들어가기를 네 조상들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말씀하신 대로 하리라 4 너희가 요단을 건너거든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돌들을 에발 산에 세우고 그 위에 석회를 바를 것이며

모세는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을 분명하고도 자세히 알려줍니다. 우선 큰 돌들을 세우고 석회를 발라야 합니다. 이어 거기에 주님께서 이미 주신 모든 말씀을 새겨 넣어야 합니다. 눈에 띄는 큰 비석에다가 온 백성이 알아들어야 할 중요한 내용을 아로새기는 것 자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서고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바로 ‘석회’에 대한 언급입니다. 2절과 4절은 본문의 핵심 구절로서 거의 동일한 내용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둘 다 마지막에 ‘석회를 바르라’는 명령으로 끝납니다. 해당되는 구약원문을 직역하면 ‘하얀 걸로 하얗게 바르라’입니다. 

사실 석회로 번역한 이 원어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성경전체에서 본문의 2절과 4절에서만 등장하는 무척 희귀한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학자들이 연구하여 추정한 결과를 히브리어-영어사전에 담았는데 바로 ‘to white wash’ 즉, ‘하얗게 칠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하얗고 무른 모래나 돌가루를 물에 개어서 돌 위에 바르라는 의미로 충분히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돌에 새겨 넣은 글씨가 하얀 바탕으로 더욱 눈에 잘 띄게 하기 위함입니다.


즉, 이스라엘 사람들이 광야를 지나 그토록 원했던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갔을 때 그 무엇보다 우선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성벽을 쌓아서 외적의 침입을 막는 일도 아니고 토지를 조사해서 농사를 준비하는 일도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 중앙에 높이 솟은 에발산에 큰 돌들을 세워놓고 하얗게 칠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분명히 새겨 놓습니다. 

왜 그래야 할까요? 이스라엘의 통치이념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지켜야할 진정한 삶의 원리는 다른 무엇도 아닌 주님의 진리입니다. 주님의 자녀들이 가장 눈에 담아야할 것은 오직 생명의 진리입니다.

이 사실이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십니까? 하지만 당연한게 당연하지 않은 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입니다. 이스라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 가운데 압도적인 권능을 목격하며 이집트를 탈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광야를 지나며 만나와 메추라기를 비롯한 각종 이적을 직접 경험하였습니다. 이 정도 되면 주님을 믿지 못하는 게 더 신기합니다. 

그렇지만 어리석은 인간의 죄성은 끊임없이 하나님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섬기려는 유혹을 받게 됩니다. 특히나 가나안에는 화려한 우상들로 가득합니다. 그들은 각종 명분과 그럴듯한 이유를 제시하며 이스라엘로 하여금 하나님을 떠나도록 꼬드길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이것은 우려로 그치지 않고 실제 이루어지고야 말았습니다. 

이것을 미리 예견한 모세는 온 이스라엘이 늘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며 살아가도록 하얗게 칠한 돌에 율법을 새겨 넣을 것을 명령하였습니다. 또한 8절에서 다시 한 번 강조해서 말합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추가적인 조치도 이어서 명령하였습니다. 5~7절 다같이 읽겠습니다.

5 또 거기서 네 하나님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 곧 돌단을 쌓되 그것에 쇠 연장을 대지 말지니라 6 너는 다듬지 않은 돌로 네 하나님 여호와의 제단을 쌓고 그 위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 번제를 드릴 것이며 7 또 화목제를 드리고 거기에서 먹으며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즐거워하라

모세는 이스라엘을 향해 하나님께 예배드릴 돌 제단을 쌓으라고 명령합니다. 이 때 사용할 돌은 철로 매끈하게 깎아낸 돌이 아닙니다. 자연 그대로의 돌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분명한 한 가지는 하나님께서는 으리으리하고 눈에 띄는 종교 형식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즉, 주님께서는 백성들이 화려한 제단이 아닌 그 제단에서 드리는 제사의 주인이신 하나님 당신께 주목하길 바라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말씀을 붙잡는 백성들에게 요구되는 삶의 태도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율법을 이스라엘에게 전한 까닭은 그들이 문자에 얽매이도록 하는 게 아닙니다. 그 말씀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의지하고 당신의 뜻을 헤아리길 원하십니다. 그것은 당연히 제사, 곧 예배의 삶으로 이어집니다.


이렇듯 가나안에서 살아가야하는 이스라엘이 지켜야할 중요한 삶의 원칙은 바로 말씀과 예배입니다. 이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의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이 두 가지 원칙을 기쁘게 받아들여야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9~10절 다함께 읽겠습니다.

9 모세와 레위 제사장들이 온 이스라엘에게 말하여 이르되 이스라엘아 잠잠하여 들으라 오늘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백성이 되었으니 10 그런즉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청종하여 내가 오늘 네게 명령하는 그 명령과 규례를 행할지니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말씀과 예배의 삶을 살아야 하는 까닭은 분명합니다. 그들이 바로 하나님의 백성이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하나님의 소유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먼저 그들을 선택하셨습니다. 다가오셨습니다. 그리고 품어 안으셨습니다. 그리하여 이스라엘의 그 어떤 죄악과 반역에도 불구하고 몸소 견뎌내시며 구원의 길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그렇기에 그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그분을 높여 예배하는 것은 너무나 마땅합니다.

이처럼 본문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도 생생히 살아 숨 쉬는 진리입니다.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우리 모두가 참된 주님의 백성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먼저 하나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살아가야 합니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성경 전체를 줄줄 외운다거나 이 안에 담긴 세세한 정보에 통달한다는 의미가 결코 아닙니다. 대신 말씀의 핵심인 예수님을 마음에 품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몸을 입고 오신 말씀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경을 꾸준히 읽고 묵상하고 공부하며 다른 그 무엇보다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본받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예수님을 높이는 예배를 소중히 지켜야 합니다. 이것은 크게 두 가지 차원이 있습니다. 먼저 주일 예배 뿐만 아니라 지금 이렇게 모인 새벽기도회를 비롯한 수요, 금요기도회 등 교회 안에서 함께 모이는 예배를 의미합니다. 물론 이렇게 눈에 보이는 예배들에 지나치게 강박이나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동시에 결코 소홀히 여겨도 안됩니다. 우리의 상황이 허락하는 한 최선을 다해 예배의 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또한 동시에 교회 밖에서, 삶의 예배를 이어가야 합니다. 하나님을 높이는 자녀의 삶의 향기를 일상 가운데 지켜야 합니다. 오직 주님만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올바른 삶의 태도를 넉넉하게 이웃들에게 보여야 합니다. 바로 그런 우리를 통해 온 세상 가운데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또 다른 가나안을 살아가며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굳게 지켜나가시길 바랍니다. 그러한 소중한 자기이해를 가지고 오늘 하루도 말씀과 예배의 삶을 신실하게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