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2일 화요일

신명기 11장 1~12절 "구원의 재발견"

2020년 4월 28일, 포항제일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신명기 11장 1~12절 "구원의 재발견"

1 그런즉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여 그가 주신 책무와 법도와 규례와 명령을 항상 지키라

2 너희의 자녀는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였으나 너희가 오늘날 기억할 것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의 교훈과 그의 위엄과 그의 강한 손과 펴신 팔과
3 애굽에서 그 왕 바로와 그 전국에 행하신 이적과 기사와
4 또 여호와께서 애굽 군대와 그 말과 그 병거에 행하신 일 곧 그들이 너희를 뒤쫓을 때에 홍해 물로 그들을 덮어 멸하사 오늘까지 이른 것과
5 또 너희가 이 곳에 이르기까지 광야에서 너희에게 행하신 일과
6 르우벤 자손 엘리압의 아들 다단과 아비람에게 하신 일 곧 땅이 입을 벌려서 그들과 그들의 가족과 그들의 장막과 그들을 따르는 온 이스라엘의 한가운데에서 모든 것을 삼키게 하신 일이라
7 너희가 여호와께서 행하신 이 모든 큰 일을 너희의 눈으로 보았느니라
8 그러므로 너희는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하는 모든 명령을 지키라 그리하면 너희가 강성할 것이요 너희가 건너가 차지할 땅에 들어가서 그것을 차지할 것이며
9 또 여호와께서 너희의 조상들에게 맹세하여 그들과 그들의 후손에게 주리라고 하신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너희의 날이 장구하리라
10 네가 들어가 차지하려 하는 땅은 네가 나온 애굽 땅과 같지 아니하니 거기에서는 너희가 파종한 후에 발로 물 대기를 채소밭에 댐과 같이 하였거니와
11 너희가 건너가서 차지할 땅은 산과 골짜기가 있어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흡수하는 땅이요
12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돌보아 주시는 땅이라 연초부터 연말까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눈이 항상 그 위에 있느니라


오늘 함께 읽은 본문 말씀은 어제 읽은 신명기 10장과 이어지며 동일한 주제의식을 반복합니다. 그것을 바로 주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명령입니다. 모세는 그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주님의 말씀을 지켜 행하라고 가르칩니다. 1절 말씀 다시 한 번 다같이 읽겠습니다.

1 그런즉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여 그가 주신 책무와 법도와 규례와 명령을 항상 지키라

이와 같은 모세의 명령은 가나안 입성을 앞둔 이스라엘 백성들로서는 너무나 비장하고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 그들에게는 전혀 다른 삶이 펼쳐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광야를 유목민으로 떠돌며 지냈지만 앞으로는 각자 주어진 땅에 정착해서 농사를 지어야합니다. 고대 서아시아 사람들은 각 땅을 주관하는 신이 곳곳마다 따로 있다고 믿었습니다. 시리아의 장군 나아만이 예언자 엘리사에게 병 치유를 받은 후 우상을 버리고 주님을 섬기기로 결단 하고 노새 두 마리에 이스라엘의 흙을 실어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스라엘은 지금 중대한 갈등과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지금껏 광야생활을 하는 중에는 성막과 함께 이동하시는 야훼 하나님께서 잘 돌보아 주셨습니다. 하지만 가나안에서는 이미 그 땅에 오랫동안 뿌리내린 토착 종교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불확실한 상황 가운데 불안해하고 있는 이스라엘로서는 그 우상들이 훨씬 더 매력 있고 강력해 보였습니다. 따라서 매우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신앙 갈등이 그들 사이를 파고들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말씀을 따르라는 모세의 선포가 지난 시절에는 명쾌한 진리였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특히나 광야에서 태어나 자란 젊은 세대에게는 고리타분한 잔소리로 들렸습니다. 그들에게 야훼 신앙은 이제 그 효용은 다한 시대착오적인 낡은 관념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까닭에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여 그가 주신 책무와 법도와 규례와 명령을 항상 지키라”는 모세의 촉구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무게와 절박함을 가집니다.


사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결정적인 위기와 혼란 속에 삶의 토대가 흔들릴 때 자연스럽게 다른 신을 향해 고개를 돌리기 마련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말 그대로의 ‘우상’, 즉 다른 종교에 빠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성경에서 경고하는 우상 숭배를 마치 나와 무관한 일처럼 여기거나 신앙생활을 방해하는 여흥거리 정도로 축소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신앙은 결국 궁극적인 삶의 방향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따라서 오늘날 적용할 수 있는 가장 뚜렷한 우상은 돈과 권력입니다. 그렇다면 누구보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지만 하나님보다 재물을 더 섬길 수 있습니다. 주위 모든 사람들에게 신실한 믿음을 가졌다고 칭찬받으면서도 힘과 명예의 노예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본문 속 이스라엘과 같은 긴장 가운데 일상을 이어가고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동시에 하나님 사랑과 말씀 순종이라는 엄중한 명령 앞에 스스로를 정확히 되돌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습관적인 신앙생활에서 벗어나 내 삶을 이끄는 진정한 실체가 무엇인지, 혹시나 이 시대의 살아 숨 쉬는 또 다른 우상 숭배의 유혹 앞에 놓여 있지 않는 지를 철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성공과 탐욕을 향한 맹목적인 질주를 멈추어야 합니다.


오늘 함께 읽은 본문 말씀에서 모세가 이스라엘을 향해 제시하는 해답은 바로 지난날 경험했던 구원 역사를 되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는 먼저 홍해 사건을 언급합니다. 그리고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지만 광야를 지나며 경험한 각종 놀라운 일을 상기시킵니다. 아마도 만나와 메추라기, 반석에 물이 터져 나온 사건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반역을 저지른 다단과 아비람이 받은 심판을 이야기 하며 하나님의 강력한 주권을 이야기 합니다.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이러한 구원 사건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하나님의 사랑과 권능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지난날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그들과 함께 하시며 고난에서 건져 주십니다. 이집트와 광야뿐만 아니라 가나안에서도 살아 숨 쉬는 통치를 이루어 가십니다. 

사람들의 어리석은 오해와는 달리 주님은 특정 시기, 특정 지역에 얽매인 민족 신이 아니라 온 우주를 지으시고 다스리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주님의 창조와 구원을 가장 절절히 드러낸 사건이 바로 출애굽입니다. 그렇기에 홍해 사건은 단지 스쳐가는 화려한 과거로 그치지 않고 거듭 기억해야할 은혜의 역사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모세는 가나안 땅에서 새로운 삶을 펼쳐갈 이스라엘을 여전히 주님께서 다스리실 뿐만 아니라 그 땅을 돌보심을 선언하였습니다. 11~12절 다시 한 번 다함께 읽겠습니다.

11 너희가 건너가서 차지할 땅은 산과 골짜기가 있어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흡수하는 땅이요 12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돌보아 주시는 땅이라 연초부터 연말까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눈이 항상 그 위에 있느니라

가나안 땅을 돌보시는 분은 바알과 아세라가 아닙니다.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을 기억하시어 이집트에서 노예로 비참한 삶을 살아가던 그의 자손들을 강한 손으로 건져내신 하나님께서 그들을 언제 어디서든 다스리시고 이끌어 주십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새롭게 닥쳐오는 삶의 도전 가운데 두려워 떨며 주님외의 다른 힘을 바라보지 말아야 합니다. 그 대신 여전히 나를 사랑하시고 구하시는 주님을 의지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이것은 또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마음 깊이 새겨야할 진리입니다. 물론 우리는 홍해 바다가 갈라지는 이적을 보지 못했습니다. 만나를 먹어본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동일한 하나님께서 이미 우리를 구하셨고 또 지켜 돌보고 계심을 반드시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비록 그 구원 사건이 거창한 역사적 사건이나 거대한 이적은 아닌지 모릅니다. 그러나 적어도 각자의 내면을 뒤흔든 주님의 놀라운 사랑은 한 번쯤은 경험하셨을 것입니다.

그러한 하나님의 구원을 과거의 일로만 제한해서는 안 됩니다. 당장 눈앞에 펼쳐진 치열한 현실과는 무관한 지난날의 추억으로 여겨서도 안 됩니다. 지금 내 삶에 엄습해 오는 숱한 좌절과 허무를 이겨낼 유일한 희망이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이 가나안 입성을 앞두고 출애굽을 회상 하듯 예수님의 평범한 일상과 그것으로부터 이어지는 십자가와 부활을 더욱 더 마음 깊이 새기시길 바랍니다. 그 안에 담긴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의 의미를 보다 넓고 풍성히 깨달아 아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 복음만이 혹독한 세상을 이겨내며 참으로 나를 살리는 유일한 진리임을 온 몸과 마음으로 고백하시길 바랍니다. 그런 저와 여러분을 돌보시는 주님의 손길이 오늘 하루도 더욱 따스하게 함께 하시길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