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반갑게 찾아뵌 어느 목사님께서 친구 이야기를 들려 주셨다. 그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으며 부목사 사역을 하다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그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지금 "살아남았있음"을 절감했다. 남달리 강하거나 유능해서가 아니다.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다. 그리고 이것을 잊지 않는 것이 앞으로 더 살아남기위해 가져야할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임을 깨달았다.
너무도 부족하고 연약함에도 목사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건 이러저러한 이유로 속절없이 목회를 포기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은 이들에 대한 부채감을 등에 지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얼마 전 한 후배가 숨을 거두었다. 그의 선하고 수줍은 미소가 도무지 잊히질 않는다. 그저 한 없이 미안하고 괴로울 따름이다. 그 고통의 심연 한 복판에서 그들을 대신 해 좀 더 살아남아보자고, 그래서 조금이나마 누군가를 살리며 살자고 거듭 다짐해 본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