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20일, 금, 포항제일교회 새벽기도회, 목사 정대진
고린도전서 9장 19~27절 “참된 승리자”
19 내가 모든 사람에게서 자유로우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
20 유대인들에게 내가 유대인과 같이 된 것은 유대인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에게는 내가 율법 아래에 있지 아니하나 율법 아래에 있는 자 같이 된 것은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21 율법 없는 자에게는 내가 하나님께는 율법 없는 자가 아니요 도리어 그리스도의 율법 아래에 있는 자이나 율법 없는 자와 같이 된 것은 율법 없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라
22 약한 자들에게 내가 약한 자와 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내가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습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고자 함이니
23 내가 복음을 위하여 모든 것을 행함은 복음에 참여하고자 함이라
24 운동장에서 달음질하는 자들이 다 달릴지라도 오직 상을 받는 사람은 한 사람인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너희도 상을 받도록 이와 같이 달음질하라
25 이기기를 다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절제하나니 그들은 썩을 승리자의 관을 얻고자 하되 우리는 썩지 아니할 것을 얻고자 하노라
26 그러므로 나는 달음질하기를 향방 없는 것 같이 아니하고 싸우기를 허공을 치는 것 같이 아니하며
27 내가 내 몸을 쳐 복종하게 함은 내가 남에게 전파한 후에 자신이 도리어 버림을 당할까 두려워함이로다
인생은 경주입니다. 저마다 주어진 삶의 트랙위를 힘차게 달립니다. 하염없이 땀이 솟구칩니다. 심장은 세차게 요동칩니다. 어떤 누군가는 환호 소리와 함께 결승선을 통과합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허탈하게 마지막으로 들어옵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중간에 넘어져 탈락하기도 합니다. 잘못된 판정 혹은 석연찮은 진행으로 억울한 결과를 감내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스포츠 경기에 열광하는 이유입니다. 4년에 한번, 월드컵과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온 세계가 들썩입니다. 각종 프로경기에 구름같은 관중이 몰립니다. 천문학적인 돈이 오가는 거대한 산업을 이룹니다. 운동 경기의 무엇이 이토록 사람들을 울고 웃게 만들까요? 인생과 가장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길게 설명할 필요 없이 직관적으로 감정을 이입하게 하는 본능이 그 안에 꿈틀거립니다.
따라서 운동 경기에 열광하는 것은 오늘날 만이 아닙니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세계 곳곳에는 여러 시합이 열렸습니다. 본문의 배경이 되는 로마 제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스 문화를 받아들여 제국의 종교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운동 경기를 적극적으로 장려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이스트미아 제전’입니다. 2년에 한번씩 포세이돈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습니다. 고린도는 이 화려하고 장엄한 시합을 후원하는 도시였습니다. 이 사실에 고린도 시민들은 상당한 자부심을 가졌습니다. 그런 까닭에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이 친숙하게 받아들일 비유를 사용합니다. 본문 24~25절 제가 봉독해 드리겠습니다.
24 운동장에서 달음질하는 자들이 다 달릴지라도 오직 상을 받는 사람은 한 사람인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너희도 상을 받도록 이와 같이 달음질하라 25 이기기를 다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절제하나니 그들은 썩을 승리자의 관을 얻고자 하되 우리는 썩지 아니할 것을 얻고자 하노라
수천년이 지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도 피부에 쉽게 와 닿는 설명입니다. 세계 정상급의 기량을 펼쳐보이는 운동 선수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자기 관리를 하는 지 언론 보도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이라면 상상도 못할 어마어마한 훈련량을 소화합니다. 뿐만 아니라 사생활의 많은 부분을 엄격하게 단속합니다.
물론 그러지 않더라도 타고난 재능으로 좋은 결과를 보이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잠깐일 뿐입니다. 모든 일에 오랫동안 꾸준히 절제하며 노력하지 않고는, 소수에게만 허락된 명예로운 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얻은 승리자의 관은 결국 썩어 없어지고 맙니다. 눈부신 명예는 금세 녹슬어 버립니다. 그러나 성도들이 바라며 달려가는 상은 참되고 영원합니다.
따라서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을 향해 당부합니다. 믿음의 경주를 묵묵히 이어갈 것을 간곡히 권면합니다. 그렇다면 성도들이 전념해야할 인생의 승부는 과연 무엇일까요? 반드시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그리스도인의 경주는 목표하는 상뿐만 아니라 시합의 내용 또한 세상과 전혀 다릅니다.
본문 19절과 23절 다시 한번 다 같이 읽겠습니다.
19 내가 모든 사람에게서 자유로우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
23 내가 복음을 위하여 모든 것을 행함은 복음에 참여하고자 함이라
왜 사람들은 그렇게 높은 지위에 오르고 많은 돈을 오르고 싶어할까요? 인생의 시합에서 승자가 되고 싶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간단합니다. 편해지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의 눈치를 보게 됩니다. 가난하고 배움이 적을수록 억울한 일을 당해도 말 한 마디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뼈아픈 현실입니다. 반대로 성공하면 할수록, 마음대로 내키는대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늘어납니다. 그런 까닭에 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더 많이 이기고 성취하길 갈구합니다.
그러나 바울은 정반대로 살았습니다. 그는 유대 문화와 로마 문화 모두 정통한 사람입니다. 양쪽 세계 모두 발을 걸치고 있습니다. 또한 율법과 십자가 복음, 모두의 핵심을 꿰뚫어보았습니다. 역시나 양쪽 모두 능통합니다. 따라서 사도는 이러한 자신의 배경과 실력을 이용해 자기에게 유리한대로 약삭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얼마든지 자유를 누리며 원하는 것을 손에 움켜 쥘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바울은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 무슨 까닭에 그는 그렇게 험난한 인생길을 선택했을까요? 목적은 분명합니다. 많은 사람들을 얻기 위함입니다. 보다 더 많은 이들에게 하나님 나라를 전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허락된 자유를 내려놓고 섬김의 종이 되는 것이 곧 복음의 복에 동참하는 것임을 사도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복음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몸소 그렇게 행하셨기 때문입니다. 빌립보서 2장 5~8절 말씀 제가 봉독해 드리겠습니다.
5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6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7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8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을 닮아가고자 분투하는 사람들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이 땅에 살아가며 평생 이어 가야할 승부의 핵심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모습을 지니셨으나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당신을 비워 종의 모습을 취하셨습니다. 철저히 자신을 낮추셨습니다. 심지어 십자가에서 죽임 당하셨습니다.
따라서 성도가 맹렬히 달려가야할 목표는 세상과 정반대입니다. 모두가 우러러 보는 높은 지위가 아닙니다. 반짝이는 황금이 아닙니다. 물론 돈과 권력의 필요를 아예 부정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필요를 완전히 무시하라는 뜻도 전혀 아닙니다.
다만 내가 이만큼 세속적으로 성공했으니 그만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거라고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삶의 가장 궁극적인 지향점, 영혼의 가장 깊은 초점이 십자가를 향해야 합니다. 더욱더 낮아지고 나누고 섬기는 일에 무엇보다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바로 거기에 인생의 성패가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야만 진정한 승리의 월계관을 쓸 수 있습니다.
인생은 경주입니다. 이 땅에 태어나 호흡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모든 사람은 삶이라는 이름의 경기를 시작합니다. 바로 여기에서부터 비극이 일어납니다. 어리석은 인간의 욕망은 참된 시합의 내용과 승부를 정반대로 오해하곤 합니다. 그리하여 헛된 상장에 목숨을 겁니다. 그 결과 무리하게 자신을 소진합니다. 다시 일어나기 힘든 부상을 입기도 합니다. 혹은 반칙을 하며 다른 사람을 걸려 넘어지게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참된 승리자,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위대한 십자가를 통해 마침내 이루신 부활의 복음을 마음에 새기시길 바랍니다. 모든 사람을 위해 자유를 절제할 때, 진정 자유롭다는 진리의 신비를 깨달아 아시길 바랍니다. 위대한 패배자이신 주님께서 그런 우리 모두를 참으로 이기게 하실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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