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2일, 포항제일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예레미야애가 3장 40~54절 "실망과 마주하여, 절망을 넘어"
40 우리가 스스로 우리의 행위들을 조사하고 여호와께로 돌아가자
41 우리의 마음과 손을 아울러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들자
42 우리의 범죄함과 우리의 반역함을 주께서 사하지 아니하시고
43 진노로 자신을 가리시고 우리를 추격하시며 죽이시고 긍휼을 베풀지 아니하셨나이다
44 주께서 구름으로 자신을 가리사 기도가 상달되지 못하게 하시고
45 우리를 뭇 나라 가운데에서 쓰레기와 폐물로 삼으셨으므로
46 우리의 모든 원수들이 우리를 향하여 그들의 입을 크게 벌렸나이다
47 두려움과 함정과 파멸과 멸망이 우리에게 임하였도다
48 딸 내 백성의 파멸로 말미암아 내 눈에는 눈물이 시내처럼 흐르도다
49 내 눈에 흐르는 눈물이 그치지 아니하고 쉬지 아니함이여
50 여호와께서 하늘에서 살피시고 돌아보실 때까지니라
51 나의 성읍의 모든 여자들을 내 눈으로 보니 내 심령이 상하는도다
52 나의 원수들이 이유없이 나를 새처럼 사냥하는도다
53 그들이 내 생명을 끊으려고 나를 구덩이에 넣고 그 위에 돌을 던짐이여
54 물이 내 머리 위로 넘치니 내가 스스로 이르기를 이제는 멸절되었다 하도다
본문을 시작하는 두 구절, 40~41절을 새번역 성경으로 다시 읽어 드리겠습니다.
40 지나온 길을 돌이켜 살펴보고, 우리 모두 주님께로 돌아가자. 41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우리의 마음을 열고, 손을 들어서 기도하자.
성경 전체에서 비슷한 내용을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지나온 길을 돌이켜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가자는 촉구, 주님을 향해 마음을 열고 기도하자는 권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합니다. ‘익숙함’은 자연스러운 연상으로 이어집니다. 즉, 회개하며 기도하는 이들을 하나님께서 따뜻하게 맞아주실 것을 예상합니다. 하지만 본문은 그런 우리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립니다. 본문 42~44절을 새번역 성경으로 읽어드리겠습니다.
42 "우리가 주님을 거슬러 죄를 지었고, 주님께서는 우리를 용서하지 않으셨습니다. 43 주님께서 몹시 노하셔서, 우리를 쫓으시고, 사정없이 죽이셨습니다. 44 주님께서 구름을 두르셔서, 우리의 기도가 주님께 이르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예언자 예레미야는 거침없이 한탄하며 토로합니다. 주님께서 용서하지 않으셨습니다. 죽음에 이르게 하셨습니다. 구름으로 기도를 막으셨습니다. 백성의 탄식을 듣지 않으셨습니다. 얼마나 끔찍한 고통입니까? 이 이상의 절망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를 통해 알게 됩니다. 앞서 40~41절에 기록한 회개와 기도의 촉구는 지금이 아니라, 지난 날에 있었던 입입니다.
바로 바벨론에 의해 남유다가 망하기 직전 상황입니다. 거대한 혼돈이 예루살렘을 덮쳤습니다. 거짓이 난무했습니다. 진리가 무너졌습니다. 강력한 제국의 침략을 앞두고 어떻게 위기를 이겨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했습니다. 지도자들도 갈팡질팡 했습니다. 하지만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선명한 음성을 들었습니다. 길을 알고 있었습니다. 바로 바벨론을 향한 투항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유다 사람들로서는 불편한 진실이었습니다. 그들은 자기들 귀를 즐겁게 해줄 말을 기대했습니다. 마음을 시원하게 할 달콤한 거짓에 더 열광했습니다. 그 결과 거짓 예언자들이 득세했습니다. 다 잘 될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웃으며 외쳤습니다. 당당히 승리 할 거라고 위로하고 다독였습니다. 그렇게 예루살렘은 영혼이 마취되어 점점 죄악에 물들어 갔습니다. 더욱 맹렬히 파멸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피를 토하며 재앙을 경고하고 회개를 촉구하는 예레미야의 모습을 상상 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는 홀로 외로이 진리를 외쳤습니다. 제발 돌이켜 회개하고 주님께 돌아가자고,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두 손을 높이 들고 기도하자고 소리 높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결과 그에게 돌아온 것은 싸늘한 비웃음과 핍박이었습니다.
어쩌면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을 수 있었습니다. 예레미야가 정말 두려워한 게 있습니다. 그가 선포한 심판 예고가 정말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유다는 멸망을 하게 달려갔습니다. 바벨론과 무모한 싸움을 벌였습니다. 그 결과 처참한 패배를 경험합니다. 그 장면을 본문 46~49절이 묘사합니다. 다함께 읽겠습니다.
46 우리의 모든 원수들이 우리를 향하여 그들의 입을 크게 벌렸나이다 47 두려움과 함정과 파멸과 멸망이 우리에게 임하였도다 48 딸 내 백성의 파멸로 말미암아 내 눈에는 눈물이 시내처럼 흐르도다 49 내 눈에 흐르는 눈물이 그치지 아니하고 쉬지 아니함이여
같은 본문을 새번역 성경으로 다시 읽어드리겠습니다.
46 우리의 모든 대적이 우리를 보고서 입을 열어 놀려댔습니다. 47 우리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두려움과 함정과 파멸과 폐허뿐입니다. 48 내 백성의 도성이 파멸되니, 나의 눈에서 눈물이 냇물처럼 흐릅니다. 49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쉬지 않고 쏟아집니다.
그야말로 완벽한 절망 그 자체입니다. 그들에게 남은 것은 두려움과 함정과 파멸과 폐허뿐입니다. 아무런 희망이 없습니다.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집니다. 입에서 나오는 건 탄식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예레미야는 위대한 신앙 고백을 남깁니다. 본문 50절 새번역 성경으로 읽어드리겠습니다.
50 주님께서 하늘에서 살피시고, 돌아보시기를 기다립니다.
화면 보시면서 다함께 읽겠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예레미야는 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좌절의 극한을 경험했습니다. 그의 일생은 눈물로 가득합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하나님께 거침없이 원망해야 합니다. 특히나 주님께서 회개를 거절하시고 기도를 듣지 않으셨다면 더욱 그러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예레미야는 주님께서 하늘에서 살피시고, 돌아보시기를 기다렸습니다.
너무나 눈부신 신앙 고백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가요? 예언자는 어떻게 그 처참한 상항속에서도 여전히 하나님의 통치와 돌봄을 기대했을까요?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 안에서 인간이 경험하는 그 어떤 절망도 반드시 끝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위대한 다스림 안에서 그 어떤 상처와 고통도 분명 아름다운 영광으로 변화되기 때문입니다.
예레미야의 믿음 또한 헛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어리석은 망상에 사로잡히지 않았습니다. 무모한 신앙으로 허무한 꿈을 꾸지 않았습니다. 그가 온 삶을 다해 외친 진리가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주님의 십자가는 이 세상의 가장 깊은 어둠이자 죽음입니다. 하지만 다시 사신 주님이 그 어둠과 죽음을 이기고 참 빛과 죽음을 이 땅에 전해 주셨습니다.
예레미야가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직접 알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님을 가까이하며, 그 마음을 통해 진리의 본질을 호흡했습니다. 죽어도 죽지 않는, 쓰러져도 영영 넘어지지 않는 진정한 구원을 발견했습니다. 힘을 잃은 모든 사람을 일으키는 참된 능력을 깨달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혹시나 예레미야와 같은 고난을 겪고 있진 않으십니까? 바벨론 군대에 의해 무너진 예루살렘과 같은 거대한 시련은 아닌지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 저마다 눈물지으며 하나님께 간절히 구하는 기도 제목이 있으실 겁니다. 하염없이 눈물을 쏟게 만드는 깊은 상처가 하나쯤은 있으실 겁니다. 그 가운데 결코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위대한 예언자가 고백했듯이, 주님께서 우리 모두를 날마다 살피시고 돌아보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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