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한 시간 이상의 분량을 가진 여섯편으로 이어진 긴 다큐멘터리였지만 매우 흥미롭게 시청했다.
실제 있었던 사건 전개가 웬만한 영화나 드라마 이상으로 흥미진진했으며 관련된 핵심 인물들의 균형있게 접할 수 있다는 사실도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매우 세련된 편집과 음악이 작품의 수준을 한 층 더 끌어 올렸다.
나에게 오쇼 라즈니쉬는 어린 시절 베스트셀러인 "배꼽"의 저자로 기억되었다. 그저 인도출신의 사상가로만 알고 있었다.
그가 이토록 거대한 추종자를 이끈 문제적 인물이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는 상당히 영리한 사람이다. 많은 저술 목록을 봤을 때 동양 사상과 종교에 대해 나름 깊이 공부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그렇게 축적한 지식을 당시 서양인들에게 잘 팔릴 방법으로 상품화하며 자기 우상화에 성공했다.
영상에 소개되고 검색으로 확인되는 그의 사상은 내가 보기엔 도교의 노장사상을 차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동양 사람들로서는 익숙하지만 당시 미국을 비록한 서양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엇을 것이다.
게다가 '다이나믹요가'를 비롯한 나름의 효과적인 방법론을 제시했고 욕망까지 부추기며 내면의 거부감마저 지우는데 성공했다.
목회자의 입장에서, 자신을 향한 그의 개인숭배를 유도하는 방식이 눈 길을 끌었다. 언뜻 언급되지만, 그는 황급히 도주하는 과정에서도 자신의 '전용 의자'를 챙겼다.
그가 라즈니쉬푸람 홀에서 강연할 때 앉는 의자였다. 매우 상징적이다. 그는 군중 앞에서 늘 비범한 겉모습을 취했다. 긴 수엽을 길렀고, 화려한 옷을 입었고, 늘 남들보다 높은 의자에 앉아 우러러 보았다.
그러한 연출이 그를 둘러싼 추종자들에게 어떻게 비추어졌을 지, 그들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는 뻔하다. 따라서 쉴라의 폭로 이후 '라즈니쉬 종교'를 버리고 자기를 향한 숭배를 멈추라는 말은 오히려 '나를 더 섬기라'는 말로 들렸다.
그외에도 조직의 흥망과 리더십등에 대해서도 여러모로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는 유익한 명작 다큐멘터리다. 게다가 충분한 재미까지 준다.
또한 연출자의 개입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최적의 캐스팅으로 양쪽 입장을 두루 보여주는 태도 역시 훌륭했다.
다만 마무리에 교차편집 없이 라즈니쉬 쪽 입장을 나열하다가 끝난 점은 아쉽다. 또한 분명 검찰쪽에서 많은 증거를 가지고 있었을 텐데 범죄에 라즈니쉬가 직접 관련된 정황은 소개하지 않고 쉴라의 범법행각만을 언급하는 것은 자칫 라즈니쉬를 옹호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 같아 뭔가 찝찝했다.
그럼에도 충분히 권할만한 좋은 작품인것은 분명하다. 넷플릭스 구독한 보람을 다시 느낀다.
예고편
https://youtu.be/hBLS_OM6Puk
영화정보
https://www.netflix.com/title/80145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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