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일이다.
신학과 04학번 후배 윤대운 목사에게 연락이 왔다.
대구 근처 부대 군종 목사로 임지를 옮기게 되었다고 했다.
반가운 마음에 약속을 잡고 해당 군부대를 찾아갔다.
위병소 통과를 위해 대운이가 마중 나왔다.
그리고 생전 처음 보는 장면을 목격했다.
'장교'인 군종 목사가 '사병'인 위병소 병사에게 경어를 쓰는 모습이었다.
군 교회를 둘러본 후 방금 있었던 일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자 대운이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임관하고 군종병에게도 한 번도 말을 놓은 적이 없어요.
그렇게 되면 저도 모르게 함부로 대할까 봐 무섭거든요"
'후생가외'(後生可畏)라는 말이 저절로 떠올랐다.
진심으로 존경스러웠다.
그 장면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는다.
한 사람의 진가는 그가 무엇에 긴장하는 지를 통해 드러난다.
그 긴장의 방향이 아래로 향하면 향할수록 내면이 깊어진다.
목사로서 성취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보다 바라는 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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