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그 꽃을 심어주었다
- 김명수
돌아가신 아버지께
물어보지 못한 말이 남아 있었습니다
임하면 대추월, 옛날 우리 집
꽃꿈처럼 피어나던 겹겹 황매화
꽃밭 황매화는
누가 심으셨나요?
길고양이 울어대는
추운 겨울밤
무릎 시린 새벽녘 언뜻 잠깨어
물어본다, 물어본다
못 물어봤던
황매화는 어느 때
누가 심으셨나요?
아버지가 목소리로
대답하셨어요
추운 겨울이 심어주었다
전쟁이 그 꽃을 심어주었다.
출처
김명수 <언제나 다가서는 질문같이>(창비, 2018)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51654968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