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28일 목요일

주역(周易) 독서 후기

‘음’(陰)과 ‘양’(陽), 동양인에게 익숙한 개념이다.
자연 이치를 크게 두 가지 속성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양은 긴 한 줄(ㅡ), 음은 짧은 두 줄(- -)로 표기한 것을 가리켜 ‘효’(爻)라고 부른다.
이러한 효를 두 개씩 결합한 것이 체질 분류로 유명한 ‘사상’(四象)이다.
그리고 효를 세 개씩 조합한 것이 ‘팔괘’(八卦)다.
주역은 이러한 팔괘를 각각 ‘상괘’(上卦)와 ‘하괘’(下卦)로 구분한다.
이 둘의 결합으로 (8x8) 64괘를 구성한다.

주역은 각 괘에 대한 풀이를 담은 책이다.
성균관대 이기동 교수님의 번역 위주로 읽었다.
그야말로 겉핡기다.
하나씩 차근히 풀어볼 여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이 책의 심오함을 엿볼 수 있었다.
인생의 복잡다단함을 여실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주역이 흔한 오해와 달리 단순한 점술서가 아닌 철학서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삶은 끊임없이 변한다. 고정된 정답은 없다.
음 혹은 양만을 고집할 때 반드시 탈이 생긴다.
상황에 따라 역동적으로 음과 양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 중심에 ‘인’(仁)이 있다.
공자가 주역을 즐겨 읽었고, 사서삼경에 포함되는 이유다.

결론적으로 주역은 변화무쌍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묵직한 교훈을 준다.
혼란스러울수록 본질을 지켜야 한다고 알려준다.
환경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바로 세우라고 가르친다.
무엇보다 덕을 베푸는 것을 명심하라고 일깨워준다.

지난 일곱달, 틈틈이 주역을 읽으며 삶은 곧 ‘변화’임을 받아들인 것만으로도 깊은 위안을 받았다.
여유가 생기는 대로 좀더 자세히 공부하고 싶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변화 가운데 의연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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