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25일 목요일

사도행전 4장 32-35절 “부활의 나눔, 나눔의 부활”

부활절 여섯 번째 주일, 2017년 5월 21일, 부산진교회 청년예배 설교
사도행전 4장 32-35절 “부활의 나눔, 나눔의 부활”

32 믿는 무리가 한마음과 한 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자기 재물을 조금이라도 자기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 33 사도들이 큰 권능으로 주 예수의 부활을 증언하니 무리가 큰 은혜를 받아 34 그 중에 가난한 사람이 없으니 이는 밭과 집 있는 자는 팔아 그 판 것의 값을 가져다가 35 사도들의 발 앞에 두매 그들이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누어 줌이라


신약성경에는 예수님의 삶과 말씀을 기록한 네 권의 보석 같은 복음서가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아시겠지만 그 시대 존재했던 주님의 기록은 그 외에도 수 없이 많이 있었습니다. 참된 하나님이시며 참된 인간이신 예수님께서 이 땅에서 살아간 모습들을 단지 몇 권의 얇은 책에만 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누가복음의 앞부분과 요한복음의 뒷부분도 이에 대해 언급하였습니다.

이처럼 복음서에는 기록되지 않은 예수님의 말씀 중 한 토막을 사도행전 20장에 담긴 사도 바울의 설교 안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는 “밀레도”라는 이름의 도시에서 에베소 교회의 지도자들과의 마지막 작별을 나누는 안타까운 순간에 그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 예수께서 친히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복이 있다’ 하신 말씀을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 (행 20:35, 새번역성경)

여기서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복이 있다.’는 말씀은 네 권의 복음서 중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사도행전을 통해 사도 바울의 입술을 빌려 그 말씀을 오늘 우리에게 전해주셨습니다.

이 말씀이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매우 간결하고 정확히 요약하였기 때문입니다. 먼저 하나님께서 당신의 아들, 예수님을 이 세상에 아낌없이 내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 역시도 십자가 위에서 죄인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아낌없이 내어 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시 살아나신 후 성령님을 교회 가운데 보내주셨습니다.

즉, 예수님을 통해 명백히 드러난 하나님의 사랑은 아낌없이 내어주고 나누는 사랑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사랑을 애매하고 막연한 개념으로 세상에 던지지 않으셨습니다. 받으려하기 보다 마음 다해 내어주는 구체적인 삶과 은혜를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생생하게 이 땅에 펼쳐 보이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성경 말씀은 그렇게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신 후 보내신 성령님을 통해 신약 시대에 움터 오른 고대 교회의 모습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나사렛 시골 출신으로 대제사장들에 의해 로마제국 반역 범으로 몰려 십자가 위에서 죽임 당하신 예수님을 다시 살아나신 하나님의 아들이신 메시아라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모여 서로 그 믿음을 고백하고 나눌 뿐만 아니라 기꺼이 넓은 길가로 나가 예수님의 부활을 사람들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이것은 그들의 직업을 잃는 것은 물론이고 심각한 형벌을 받을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배신하고 떠났던 그리고 분명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신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시어 자신들 앞에 나타나신 것을 똑똑히 경험한 사도들은 죽음의 위협마저도 용기 있게 이겨내며 그 놀라운 부활의 소식을 전하지 않고서는 도무지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그런 그들의 당당한 외침 가운데 차츰 교회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를 더욱 활기 있게 누리고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교회를 가리켜 “부활 공동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부활은 분명 교회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 말씀은 이러한 부활 공동체인 고대교회의 매우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증언하는 주님의 부활 소식에 은혜를 받은 교인들이 자신의 재산들을 팔아 사도들 앞에 갖다 놓았고 사도들은 그것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질서 있게 나누었기에 교회 안에 가난한 사람들이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그들이라 해서 자신들이 힘겹게 모은 돈이 아깝지 않았을까요? 그들은 우리와 달리 아무런 욕심이 없어서 재물을 나눌 때 전혀 갈등을 겪지 않았을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본문 바로 다음 장인 사도행전 5장에 기록된 “아나니아와 삽비라” 사건을 통해 첫 번째 그리스도인들에게도 그것은 절대로 쉽지 않은 일이었음을 명백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그처럼 가난한 이들을 위한 나눔을 주저하지 않은 까닭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것은 그들이 믿는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말씀하시고 몸소 행하신 것처럼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복이 있다’는 진리를 확실히 믿고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자신의 생명마저도 아낌없이 죄인들을 위해 내어 주심으로 자격 없는 연약한 사람들이 주님과 더불어 누리는 너무나 위대한 은혜에 온 몸과 마음으로 감격했습니다. 그렇기에 자신들의 나눔이 결코 허무하거나 어리석은 행동이 아니라 주님의 부활에 참여하는 또 다른 은혜의 여정임을 분명히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좀 더 많은 것을 손에 움켜쥐는 것을 행복의 기준으로 여기는 이 세상에서 자신이 가진 것을 힘없고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아낌없이 나누는 것은 곧 “작은 죽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십자가 위에서 겪으신 예수님의 죽음이 결코 하나의 가슴 아픈 슬픈 이야기로만 그치지 않고 진정한 생명과 희망의 열쇠가 되었듯이, 우리의 나눔은 절대로 미련하고 어리석은 “작은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작은 부활”을 경험하고 이루어가는 길이라는 진리를 반드시 깨달으시길 바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눔”은 주님의 부활을 믿고 고백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모인 교회 공동체의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본질이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믿는다고 말하며 열심히 예배에 나오고 온갖 성경지식을 달달 외우며 힘써 교회 봉사를 한다 할지라도 정작 주위의 소외당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나눔을 게을리 한다면 그 신앙은 절대로 올바르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거짓되고 위험한 신념으로 변질되기 쉽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자랑스럽게 외치기는 하지만 정작 십자가와 부활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 “나눔”을 멀리했기 때문입니다.

오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오늘 성경 말씀처럼 가진 재산을 모두 팔아 교회에 가져오라는 말이 아닙니다. 다만, 그들이 보여준 위대한 “나눔의 정신”만은 올곧게 본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를 참으로 행복하게 하는 길은 이 세상의 맹렬한 함성소리가 혼란시키듯 얼마나 많이 가지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나누느냐에 있음을 반드시 마음에 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가난한 이들이 애절하게 울먹이는 소리에 늘 귀 기울이며 그들과 함께 아파하는 내면의 민감성을 키워야만 합니다.

그러한 가운데 우선 직접적으로 우리와 가까운 이들을 향해 나눔의 손길을 내밀 수도 있고 세계 곳곳 기아에 허덕이는 이웃들을 돕기 위해 전문적으로 일하시는 여러 구호단체와 NGO들을 후원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난을 조장하고 확대하는 온갖 차별적 사회 질서와 꿋꿋이 맞서 싸우는 이들을 격려하며 응원할 수도 있습니다.

바라기는 여러분의 상황과 형편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나눔의 삶을 꾸준히 이어가길 원합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주님의 부활을 더욱 생생히 경험하고 또 전할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여러분의 작은 나눔의 손길을 하나님께서는 결코 외면하지 않으시고 분명히 기억하실 줄 믿습니다.

그렇게, 부디 우리 모두가 사도행전에 기록된 믿음의 선배들이 보여준 신비로운 부활 공동체의 모습을 온전히 본받아, 서로 아낌없이 나누는 가운데 받는 것보다 더 온전한 복을 누리며 부활하신 예수님을 더없이 기쁘시게 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설교 후 기도
몸과 마음이 가난한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시어 죄인을 위해 아들마저 아낌없이 내어주신 하나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드러내 보이신 주님의 위대한 사랑은 곧 “나눔”임을 말씀을 통해 깨닫게 됩니다. 우리도 주님을 본받아 기꺼이 나누며 가난한 이들을 섬기는 것을 주저하지 않게 하여주시옵소서. 또한 우리 예담이 그러한 나눔을 충실히 지켜 행하며 서로 돌보며 섬기는 아름다운 부활 공동체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복이 있다’ 말씀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봉헌기도 
참 사랑과 희생의 하나님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신 위대한 은혜에 감사와 찬양을 드리며 한 주간 삶으로 구별한 예물을 드립니다. 기쁨으로 받으시어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사용하여 주시옵소서.
사랑하는 예담청년들을 위해 진심으로 축복하며 기도합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켜주시고 가정 안에 평화를 내려 주시옵소서. 갈등과 방황 속에 준비하는 진로를 신실하게 이끌어 주시며 내면 깊은 공허에서 건져주시고 끌어 안아주시길 간절히 구합니다. 여러 관계의 문제 속에서 슬기로운 판단과 입술의 지혜를 주시고 하루하루 세밀하게 돌보시는 주님의 팔을 의지하며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축도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님의 사귐이 

받으려 하기 보다는
주는 것을 더욱 기뻐하며 살아가는
예담 청년들과 항상 함께하시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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