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2일 목요일

욥기 1장 21~22절 "믿음에 이르기까지"

2020년 10월 16일, 새벽기도회, 목사 정대진

욥기 1장 21~22절 "믿음에 이르기까지"


21 이르되 내가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왔사온즉 또한 알몸이 그리로 돌아가올지라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 하고 22 이 모든 일에 욥이 범죄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을 향하여 원망하지 아니하니라


욥기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 ‘고통’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성경에서 욥기만큼 고통의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다룬 책은 없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욥은 한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극한의 고통을 겪기 때문입니다. 힘겹게 쌓아올린 많은 재산을 모두 잃었습니다. 사랑하는 열 명의 자녀들을 한 순간에 떠나보냈습니다. 게다가 몸과 마음에 심한 질병도 겪게 됩니다.


하지만 오늘 함께 읽은 본문에 따르면 그런 시련 속에서도 욥은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주님께 찬송을 드렸습니다. 누가 뭐래도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한, 참으로 놀랍고 위대한 장면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모순을 느낍니다. 이미 여러 차례 읽으셨고 잠시 후 같이 통독하겠지만 욥기 중반부 대부분에서 그는 자신의 감정을 감추지 않고 적나라하게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그는 얌전히 점잔빼며 괜찮은 척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분노와 원망과 서운함을 거침없이 표출합니다. 


그렇다면 방금 읽은 말씀 속에 담긴 욥의 신앙고백은 거짓과 위선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도리어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감정을 뚫고 성숙 시켜간 그의 믿음이 가진 깊이를 발견하게 됩니다. 깊은 고뇌 끝에 다다른 신앙의 의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인생의 본질을 정확하게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21절 말씀을 공동번역으로 다시 읽어드리겠습니다.


“벌거벗고 세상에 태어난 몸, 알몸으로 돌아가리라. 야훼께서 주셨던 것, 야훼께서 도로 가져가시니 다만 야훼의 이름을 찬양할지라.”


욥은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인간의 삶은 곧 벌거벗고 태어나 다시 알몸으로 세상을 떠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삶은 본래 고통과 결핍으로 가득합니다. 깊은 지혜를 담은 동서양의 고전이 한결같이 알려주듯이 삶이 곧 고통이고 고통이 곧 삶입니다. 굳이 욥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이와 같은 진리에 절절히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누구나 살아온 만큼의 상처와 씨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욥의 고백에 우리의 진심을 함께 담아야 합니다. 지금 내가 누리고 소유하는 것 중에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따라서 살며 부딪히는 고통과 아픔을 애써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이 그러하듯이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어둠과 절망을 넘어서는 참된 빛과 희망을 안겨주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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