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9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출애굽기 8장 “하나님의 권능” 찬송가 67, 68장
출애굽기 7장은 열 가지 재앙의 시작을 보여줍니다. 이제 하나님은 더 이상 조용히 파라오를 지켜보고만 계시지 않으셨습니다. 나일강물을 검붉은 피로 바꾸셨습니다. 나일강은 이집트의 정체성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국에 번영을 안겨준 생명의 근원이 죽음으로 바뀌었습니다. 단순히 자연이 변한 게 아닙니다. 나일강이 상징하는 이집트 종교의 허상이 드러나고 야훼 하나님의 권능이 솟아오른 사건입니다.
이것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아론이 이집트의 물 위로 손을 뻗었습니다. 그러자 개구리가 올라와 이집트 제국 전역을 덮었습니다. 단순히 징그럽다거나 생활이 크게 불편한 정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집트에서 개구리는 다산의 축복을 상징하는 신성한 동물입니다. 나일강이 범람하면 수많은 개구리가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런 까닭에 이집트는 개구리 모양의 “헤케트”를 생명과 다산을 주관하는 여신으로 섬겼습니다. 하지만 야훼 하나님에 의해 개구리가 통제 불능의 거대한 혼란을 안겨주는 것을 목격하며 그들의 신앙이 거짓임을 깨달았습니다.
다음으로 티끌이 이가 되었습니다. 아론이 지팡이를 들어 땅에 먼지를 치자 일어난 일입니다. 최근에 나온 새한글 성경은 여기서 ‘이’ 대신 ‘모기’로 번역하였습니다.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이집트의 모든 티끌이 작은 벌레 떼로 변하여 이집트의 모든 사람과 동물을 몹시 괴롭혔습니다.
이 세 번째 재앙의 특징을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먼저 확인할 게 있습니다.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보이신 이적을 이집트의 마술사들이 흉내 내었습니다. 지팡이를 던져 뱀으로 만들자 똑같이 따라 했습니다(출 7:11~12). 심지어 모세와 아론처럼 물을 피로 만들기도 하였습니다(출 7:22). 두 번째 재앙인 개구리를 불러 모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출 8:7)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그럴 수 없습니다. 뭔가 다른 상황이 펼져 졌습니다. 출애굽기 8장 18~19절 함께 읽겠습니다.
18 요술사들도 자기 요술로 그같이 행하여 이를 생기게 하려 하였으나 못 하였고 이가 사람과 가축에게 생긴지라 19 요술사가 바로에게 말하되 이는 하나님의 권능이니이다 하였으나 바로의 마음이 완악하게 되어 그들의 말을 듣지 아니하였으니 여호와의 말씀과 같더라
이번에도 이집트 왕궁 소속 마술사들은 하나님의 권능을 흉내 내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태양과 나일강을 움직였던 그들이 정작 작은 벌레는 만들지 못했습니다. 이젠 더 이상 자기들이 어찌할 수 없는 이적과 마주했습니다. 야훼 하나님의 완벽한 권능에 압도당하며, 파라오 앞에서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매우 놀라운 역설입니다. 주님은 지극히 작은 존재로 당신의 완전한 전능을 드러내시어 이집트의 거짓 능력을 폭로 하셨습니다.
파라오의 마술사들 뿐만이 아닙니다. 오늘날도 세상은 하나님을 흉내 냅니다. 화려하고 강력한 무언가를 만들고 자랑하거나 위협합니다. 그러나 이 시대의 마법사들이 제 아무리 눈부신 영광을 자랑한다 한들 주님의 빛 앞에 금세 사라집니다. 그들이 어떻게든 기적을 꾸며낼지라도 하나님의 말씀 앞에 무너져 내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보이신 가장 온전한 능력을 바라고 의지하시길 바랍니다. 어리석은 인간의 욕망은 거대하고 찬란한 성과와 업적으로 자기를 드높이려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정반대입니다. 십자가에 매달린 처절한 죽음과 희생으로 부활의 능력과 구원을 이루셨습니다. 위대한 겸손으로 세상의 오만을 이기셨습니다. 오늘 하루도 예수님께서 보이신 하나님 나라 복음을 마음 깊이 품으시길 바랍니다. 나의 지극히 작음으로 주님의 진정한 크심을 깨달으며 재앙을 이겨내는 모두가 되길 축원합니다.
기도
전능하신 주 하나님
하나님의 권능이 지극히 작은 벌레를 통해 드러난 사건을 발견합니다. 거창한 이적을 흉내 낸 이집트의 마술사들이 정작 먼지를 이로 바꾸지 못한 모습에서 이 세상의 거짓을 확인합니다. 겸손히 낮아지는 가운데 비로소 다다르는 주님의 능력을 경험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화려한 욕망이 그려내는 허상을 물리치고 하나님께서 보이시는 참 구원의 길을 걷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참고문헌: 조너선 색스, 『랍비가 풀어내는 출애굽기』(고양: 한국기독교연구소, 2025) 8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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