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27일 일요일

사사기 5장 1~18절 "찬양의 이유"

2021년 8월 12일, 포항제일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사사기 5장 1~18절 "찬양의 이유"

1 이 날에 드보라와 아비노암의 아들 바락이 노래하여 이르되
2 이스라엘의 영솔자들이 영솔하였고 백성이 즐거이 헌신하였으니 여호와를 찬송하라
3 너희 왕들아 들으라 통치자들아 귀를 기울이라 나 곧 내가 여호와를 노래할 것이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
4 여호와여 주께서 세일에서부터 나오시고 에돔 들에서부터 진행하실 때에 땅이 진동하고 하늘이 물을 내리고 구름도 물을 내렸나이다
5 산들이 여호와 앞에서 진동하니 저 시내 산도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진동하였도다
6 아낫의 아들 삼갈의 날에 또는 야엘의 날에는 대로가 비었고 길의 행인들은 오솔길로 다녔도다
7 이스라엘에는 마을 사람들이 그쳤으니 나 드보라가 일어나 이스라엘의 어머니가 되기까지 그쳤도다
8 무리가 새 신들을 택하였으므로 그 때에 전쟁이 성문에 이르렀으나 이스라엘의 사만 명 중에 방패와 창이 보였던가
9 내 마음이 이스라엘의 방백을 사모함은 그들이 백성 중에서 즐거이 헌신하였음이니 여호와를 찬송하라
10 흰 나귀를 탄 자들, 양탄자에 앉은 자들, 길에 행하는 자들아 전파할지어다
11 활 쏘는 자들의 소리로부터 멀리 떨어진 물 긷는 곳에서도 여호와의 공의로우신 일을 전하라 이스라엘에서 마을 사람들을 위한 의로우신 일을 노래하라 그 때에 여호와의 백성이 성문에 내려갔도다
12 깰지어다 깰지어다 드보라여 깰지어다 깰지어다 너는 노래할지어다 일어날지어다 바락이여 아비노암의 아들이여 네가 사로잡은 자를 끌고 갈지어다
13 그 때에 남은 귀인과 백성이 내려왔고 여호와께서 나를 위하여 용사를 치시려고 내려오셨도다
14 에브라임에게서 나온 자들은 아말렉에 뿌리 박힌 자들이요 베냐민은 백성들 중에서 너를 따르는 자들이요 마길에게서는 명령하는 자들이 내려왔고 스불론에게서는 대장군의 지팡이를 잡은 자들이 내려왔도다
15 잇사갈의 방백들이 드보라와 함께 하니 잇사갈과 같이 바락도 그의 뒤를 따라 골짜기로 달려 내려가니 르우벤 시냇가에서 큰 결심이 있었도다
16 네가 양의 우리 가운데에 앉아서 목자의 피리 부는 소리를 들음은 어찌 됨이냐 르우벤 시냇가에서 큰 결심이 있었도다
17 길르앗은 요단 강 저쪽에 거주하며 단은 배에 머무름이 어찌 됨이냐 아셀은 해변에 앉으며 자기 항만에 거주하도다
18 스불론은 죽음을 무릅쓰고 목숨을 아끼지 아니한 백성이요 납달리도 들의 높은 곳에서 그러하도다
아멘


어제까지 함께 읽은 사사기 4장은 하나님께서 사사 드보라를 통해 거둔 놀랍고도 위대한 승리에 대해 기록하였습니다. 이어지는 5장은 그런 드보라와 바락이 함께 노래한 찬양 가사가 길게 담겨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중에서도 전반부입니다. 이러한 전반부는 또한 1~11절과 12~18절로 내용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본문 말씀을 단락별로 전체 내용을 함께 살펴보기 원합니다. 

먼저 찬양의 시작인 2절을 보면 주님을 향한 찬송으로 백성들을 초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성도의 찬양은 언뜻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화려한 성공의 이유가 자기 자신의 능력 덕분이라고 착각합니다. 따라서 사사들이 야빈의 군대를 무찌르고 하나님을 찬양한 것은 그들의 진정어린 신앙 고백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즉, 지금 자신들을 향한 백성들의 환호에 마음을 흐리게 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생명의 근원이 오직 주님이심을 분명히 선언하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찬양을 드리며 이어지는 4~5절에서 드보라는 이스라엘의 역사에 임하신 하나님을 노래합니다. 고대 서아시아 사람들은 초자연적인 기상현상을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징조로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하늘과 구름이 물을 내리고 땅과 산이 진동하는 것은 주님께서 당신의 백성들 가운데 계시고 그들을 위해 싸우셨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하나님께서는 또한 우리와도 함께 하십니다. 물론 눈앞에 당장 신비로운 일들이 펼쳐지지 않습니다. 초자연적인 기적이 즉각 이루어지지도 않습니다. 그 대신 우리는 십자가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 안에 담긴 진정한 능력과 구원을 소망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와 항상 함께 하시며 참으로 이기게 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6~8절은 가나안의 압제를 받는 동안의 이스라엘의 상황을 묘사합니다. 먼저 6절을 보면 ‘대로가 비었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무역을 하는 상인들이 사라졌다는 의미입니다. 경제적으로 매우 큰 어려움을 겪었음을 알려줍니다. 또한 서민들은 강도들을 피하기 위해 오솔길로 다녀야 했고 인구는 점점 줄었습니다. 이런 상황은 드보라가 “이스라엘의 어머니”가 될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본문 7절 말씀 다시 한번 다같이 읽겠습니다.

7 이스라엘에는 마을 사람들이 그쳤으니 나 드보라가 일어나 이스라엘의 어머니가 되기까지 그쳤도다

여기서 “이스라엘의 어머니”라는 표현은 드보라가 단순히 이스라엘의 군사적 영역 뿐만 아니라 포괄적인 면에서 지도자로 인정받았음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28절 이하에 나오는 “시스라의 어머니”와 대조됩니다. 이스라엘을 억압했던 가나안의 군대장관 시스라의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을 알지 못하고 헛된 희망 속에 아들을 기다렸습니다. 반면 괴롭힘 당하던 백성들은 “이스라엘의 어머니” 드보라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와 구원을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말씀을 통해 아버지 하나님의 사랑을 분명히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성경 전체는 거듭해서 주님이 우리의 진정한 아버지이시고 우리는 그분의 자녀가 되었음을 말씀합니다. 따라서 구원은 막연한 종교적 관념이 아니라 우리를 참으로 살리는 위대한 사랑임을 알려줍니다. 이렇듯 하나님께서 우리의 진정한 부모가 되셔서 진실로 돌보심을 신뢰하시길 바랍니다. 이 안에 담긴 사랑의 깊이와 넓이와 높이를 마음 깊이 품으시길 바랍니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9~11절에서 두 사사는 다시 한번 이스라엘로 하여금 찬양하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여기서 ‘방백’, ‘흰 나귀를 탄 자들’, ‘양탄자에 앉은 자들’, ‘길에서 행하는 자들’, ‘활 쏘는 자들’과 같은 구체적인 표현을 통해 여러 직업과 계층을 언급합니다. 이를 통해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살아가던 다양한 삶의 현장을 이야기 하는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로 말미암아 주님을 찬양을 하는 것은 단지 교회 안의 예배만으로 그치지 않고 모든 일상을 통해 이어가는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12절부터 오늘 본문의 두 번째 커다란 단락이 시작됩니다. 이 단락의 주제는 하나님의 전쟁에 누가 참여하느냐 입니다. 이스라엘 지파 중에서도 에브라임, 베냐민 그리고 므낫세의 큰 아들인 마길, 스불론, 잇사갈, 납달리는 전투에 용맹스럽게 참여했습니다. 반면 르우벤, 길르앗, 단 아셀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이들은 가나안의 압제를 직접적으로 받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다른 지파가 겪는 문제 해결에 마음을 함께 하지 않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드보라는 야곱의 맏아들인 르우벤의 후손들인 르우벤 지파를 대표적으로 거명하며 꾸짖고 있습니다. 16절에 보면 르우벤은 양떼를 돌보는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이것은 그들이 전쟁에 참여하라는 부름을 받았을 때, 생업과 전쟁 사이에서 심각한 고민에 빠졌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전쟁에 대한 고민과 생각만 많았을 뿐, 행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16, 17절은 그렇게 어정쩡한 자세로 무책임한 태도를 취하는 이들을 책망하는 질문을 퍼붓고 있습니다. 이 두 절을 새번역 성경으로 읽어드리겠습니다.

16 어찌하여 네가 양의 우리에 앉아, 양 떼를 부르는 피리 소리나 듣고 있는가? 르우벤 지파에서는 마음에 큰 반성을 하였다.
17 어찌하여 길르앗은 요단 강 건너에 자리잡고 있고, 어찌하여 단은 배 안에 머물러 있는가? 어찌하여 아셀은 바닷가에 앉아 있는가? 또 그 부둣가에서 편히 쉬고 있는가?

이스라엘은 각 지파별 개성과 자유가 충분히 존중되는 민족 공동체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같은 하나님을 모시는 신앙 공동체입니다. 따라서 자기가 속한 지파는 당장 큰 문제를 겪고 있지 않더라도 다른 지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마땅히 그들을 도울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비록 지파는 다르지만 엄연히 한 형제 자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5절 하반부부터 17절까지 기록된 지파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았습니다. 그래서 드보라는 자신의 노래를 통해 그들을 준엄하게 꾸짖었습니다.

우리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스스로를 살펴야 합니다. 같은 아버지 하나님을 섬기는 우리 포항제일교회 공동체는 모두가 서로에게 형제, 자매입니다. 그러나 때때로 우리 교회 안에 어려움 당하는 이들의 고통을 모른 척 하진 않으십니까? 교회 안 다른 지체들이 겪는 여러 괴로움들이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진 않으십니까? 그것은 한 믿음 아래서 우리를 가족으로 부르신 하나님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임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또한 우리는 사도신경을 통해 “거룩한 공교회”를 믿는다고 고백합니다. 이것은 각각의 교회를 넘어, 비록 교파와 전통은 다를지라도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는 세상의 모든 교회가 한 몸을 이룸을 믿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눈을 더욱 높이 들어 우리교회 뿐 아니라 다른 그리스도인들의 고통과 아픔에 동참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하나님께서 지으신 온 세계 속에 신음하는 생태계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말씀을 정리하겠습니다. 위대한 승리를 거둔 이스라엘의 어머니 드보라는 하나님을 찬양하였습니다. 그 찬양은 우리의 모든 일상 가운데 삶을 통해 주님을 높이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믿음의 형제들의 어려움에 눈감은 어리석음을 준엄하게 꾸짖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드보라의 찬양을 오늘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이어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주신 참된 승리를 날마다 더욱 감사로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믿음과 섬김의 삶을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진정 듣고 싶어 하는 찬양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때때로 이웃의 눈물을 외면했던 어리석은 모습을 뉘우치시길 바랍니다. 그런 우리 모두에게 주님께서 오늘 하루도 참 승리를 안겨주실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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