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0일 수요일

창세기 11장 “내려오사 흩으시다”

2025년 12월 11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창세기 11장 “내려오사 흩으시다”

우리 삶의 언어를 다채롭고 풍성하게 펼쳐가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오늘 하루도 충만하길 축복합니다.

홍수 이후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다시금 사람들이 온 땅에 퍼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연약하고 완악한 인간들은 또 다시 죄를 지었습니다. 급기야 악한 계획을 꾸미고 실행합니다. 바로 ‘바벨탑’입니다. 시날 평지에 모여 하늘에 닿는 높은 탑을 쌓아 올리려 하였습니다. 그런 하나님의 반응을 5절이 묘사합니다. 함께 읽겠습니다.

5 여호와께서 사람들이 건설하는 그 성읍과 탑을 보려고 내려오셨더라

창세기 저자의 재치와 유머가 드러나는, 역설적인 장면입니다. 사람들 딴에는 하늘에 닿는 것과 같은 굉장히 높은 탑을 쌓았습니다. 땅에서 보기에는 너무나 웅장하고 거대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시선에는 정반대입니다. 굳이 내려와야 보일 정도로 극히 미미하고 작기만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장면에서 인간의 한계를 여실히 깨닫습니다. 인간이 제아무리 그럴듯하고 화려하게 쌓아올린 그 무엇도 하나님 보시기에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높은 학벌과 많은 재산과 찬란한 명예를 내세우고 자랑하며 각자의 바벨탑을 쌓으면 쌓을수록 허무하고 공허하게 됩니다.

교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교회는 외형적인 규모와 그럴듯한 성과를 자랑하는 곳이 아닙니다. 교회 안에 어떤 저명 인사가 있고, 어떤 힘을 가졌는지를 과시해서도 아닙니다. 그것은 종교 형식의 또 다른 바벨론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하나님께서 행하실 일들을 기대하며 겸손히 주님의 뜻을 따라야 합니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헛된 계획을 무너뜨리셨습니다. 6~8절 다함께 읽겠습니다.

6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이 무리가 한 족속이요 언어도 하나이므로 이같이 시작하였으니 이 후로는 그 하고자 하는 일을 막을 수 없으리로다 7 자, 우리가 내려가서 거기서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그들이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 하시고 8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으므로 그들이 그 도시를 건설하기를 그쳤더라

하나님께서 진단하시는, 바벨탑 건설의 원인은 ‘언어가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단 하나의 언어, 욕망의 언어가 그들을 지배했습니다.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차단 되었습니다. 권력자들의 추악한 야망이 백성들을 사로잡았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은 그들의 언어를 다르게 하셨습니다. 결국 바벨탑을 쌓아 올리는 계획은 좌절되어 그들은 흩어졌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건강한 공동체의 성격을 확인합니다. 다양한 언어가 살아 숨쉬는 곳이어야 합니다. 사도행전에 기록된, 성령 강림의 역사를 기억해야 합니다. 그날 마가의 다락방에서 성령님이 임하자 사람들은 각각 다른 언어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생각과 가치관과 문화가 공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도님들의 가정이, 우리 정배교회가, 그리고 대한민국이 그렇게 건강한 공동체 되길 축복합니다. 힘 있는 한두 사람이 탐욕과 권위의식에 눈이 멀어 내뱉는 빈곤한 단어가 아니라, 성령님의 임재로 말미암은 다채로운 빛깔의 언어로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바벨의 길이 아닌 하나님 나라의 길을 걷는 우리 모두가 되길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기도
만유의 주 하나님
하나님이 내려다 보시기에는 지극히 미미하나, 자기들 눈에는 거창한 탑을 쌓아올린 사람들의 모습에서 저희의 어리석은 죄악을 발견합니다. 헛되고 헛된 욕망의 성과를 자랑하기 보다는 잠잠히 주님의 마음을 헤아리며 십자가의 길을 따르는 저희가 되길 소망합니다.
저희 가정과 정배교회가 대한민국 가운데, 성령님께서 이끄시는 다채롭고 아름다운 언어로 가득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한두 사람의 오만과 독선이 아닌, 힘없고 소외된 이들을 비롯한 모든 이들의 소망이 자유롭게 오가는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고 전하는 저희 모두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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