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일 수요일

창세기 4장 "죄의 파장"

2025년 12월 4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창세기 4장 "죄의 파장"

이 새벽, 주님의 포근한 은혜 가득하시길 축복합니다.

어제 읽은 창세기 3장은 아담과 하와가 불순종한 죄와 그 결과를 기록합니다. 또한 그럼에도 사랑으로 옷을 입히는 하나님의 사랑을 알려줍니다. 그렇지만 비극은 멈추지 않습니다. 죄가 지닌 파괴력은 계속 내달립니다. 창세기 4장은 성경이 기록한 첫 번째 살인 사건을 보여줍니다. 아끼고 돌봐야 할 동생을 형이 시기하고 분노한 나머지 쳐 죽였습니다. 살인자 가인에게 주님이 물으십니다.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가인이 대답합니다. “내가 알지 못하나이다.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니이까?”

죄가 얼마나 사람의 양심을 병들고 어둡게 하는 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가인은 아버지 아담과 정반대 행동을 합니다. 적어도 아담은 부끄러워 숨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자기 죄를 낱낱이 다 알고 계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가인은 살인을 저지르고도 완악하게 행동합니다. 자기가 숨을 끊었음에도 아우를 지키는 사람이냐고 뻔뻔하게 되물었습니다. 이때 하나님의 대답이 인상적입니다. 10~11절 제가 읽어 드리겠습니다.

10 이르시되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 네 아우의 핏소리가 땅에서부터 내게 호소하느니라 11 땅이 그 입을 벌려 네 손에서부터 네 아우의 피를 받았은즉 네가 땅에서 저주를 받으리니

가인은 자기가 저지른 살인을 완전 범죄라고 여겼습니다. 아무도 자기 행동을 모른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아벨의 핏 소리가 땅에서부터 하나님께 호소한다고 말씀합니다. 우리는 이 장면에 매우 중요한 사실을 확인합니다. 성경은 피를 의인화 합니다.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의 희생을 헛되이 여기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기억에는 사라질지 모릅니다. 하지만 비참하게 희생당한 핏소리를 하나님께서 들으십니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살인에 이르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누구나 서러운 피를 흘리며 살아갑니다. 억울한 일을 당하고 부당한 폭력과 압력에 시달릴 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부디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들으십니다. 하나님께서 모두 아십니다. 우리가 겪는 모든 상처와 억압에 함께 하시고 당신의 때에 당신의 방법으로 반드시 심판하십니다. 

그런데 동시에 여기서도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을 발견합니다. 어제 읽은 창세기 3장에서 범죄하여 부끄러움에 눈을 뜬 아담과 하와를 위해 가죽옷을 지어 입히신 하나님의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가인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주님께 받은 징벌을 감당하기 벅차 했습니다. 크나큰 두려움에 빠졌습니다. 그런 가인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15절 제가 읽어 드리겠습니다.

15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그렇지 아니하다 가인을 죽이는 자는 벌을 칠 배나 받으리라 하시고 가인에게 표를 주사 그를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죽임을 면하게 하시니라

하나님께서는 분명 가인의 저지른 죄에 분노하고 그를 심판하셨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영 저주 아래 내버려 두지 않으셨습니다. 그를 보호하는 표를 주셨습니다. 어제 말씀대로 창세기를 비롯해 성경 전체에 흐르는 사랑의 패턴입니다. 죄인을 끝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손길을 여기서도 발견합니다.

그 사랑이 또한 우리에게도 향해 있음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억울한 눈물에 함께 신음하시는 하나님, 때로 꾸짖으시나 끝까지 사랑으로 돌보시는 주님의 넓은 품에 안겨 살아가는 오늘 하루 보내시길 축원합니다.


기도
거룩하신 주 하나님
동생의 피를 흘렸음에도 뻔뻔하게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니이까”라고 되묻는 가인의 모습에게서 죄의 막강한 파괴력을 실감합니다. 문 앞에 엎드려 있는 죄를 다스리는, 정결한 삶을 살아갈 힘을 주시옵소서. 또한 저희가 흘리는 모든 피와 눈물의 호소를 주님께서 듣고 계심을 믿고 기도 가운데 아픔을 토로하며 새 힘을 얻길 구합니다. 끝까지 죄인을 품으시는 하나님의 넒은 품에 안기며 그 놀라운 사랑을 닮고 전하는 오늘 하루 보내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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