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일 월요일

창세기 1장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

2025년 12월 1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창세기 1장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

창세기 1장 1절을 아마 대부분 외우실 겁니다. 창세기 만이 아니라 성경 전체를 시작 하는 매우 중요한 말씀입니다. 동시에 솔직히 뻔하고 식상하게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성경 말씀이 본래 쓰인 배경과 상황을 염두에 둔다면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바벨론 포로기입니다.

이스라엘은 바벨론 제국에 의해 성전이 무너지고 낯선 땅에 포로로 잡혀 갔습니다. 그들은 그 험난한 고난의 시기에 조상들로부터 전해 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모아 성경으로 엮는 위대한 작업을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라는 문장은 하늘에 뚝 떨어진 고백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이것은 바벨론 제국의 창조 신화와 질서에 대한 저항입니다.

바벨론 사람들은 ‘마르둑’이라는 신이 세상을 만들었다고 믿었습니다. 마르둑의 권세와 능력을 찬양하였습니다. 자신들이 이룬 거대한 제국의 화려한 승리와 업적은 다름 아닌 마르둑의 창조 능력의 결과라고 믿고 소리 높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에서 끌려온 포로들은 눈물겹도록 담대하게 이렇게 외칩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즉 태초에 마르둑이 아닌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위대한 신앙입니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화려한 제국을 이루었다고 선전하는 우상이 아니라, 마치 자기들을 버리고 영영 떠나버린 듯한 하나님, 쓰라린 패배와 상실을 안겨준 야훼 하나님이 온 우주를 지우셨다고 고백합니다. 

이러한 창조 신앙을 또한 우리의 것임을 고백합니다. 물론 우리는 바벨론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마르둑 신화와 무관한 환경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시대의 마르둑에 둘러싸여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많은 돈이, 강력한 권력이, 화려한 명예가 삶의 중요한 원동력이고 바탕인 것처럼 속이는 거짓에 끊임없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거듭 마음을 다해 고백해야 합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습니다. 그러한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 능력을 더욱더 신뢰하며, 오늘 우리를 통해 이루실 주님의 섬리와 뜻을 펼쳐 나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소망합니다.


기도
창조주 하나님.
태초에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음을 마음 다해 고백합니다. 하나님이 아닌 다른 화려한 무언가가 세상을 지은 것처럼 속이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주님이 아닌 또 다른 무언가를 삶의 바탕으로 삶으려는 욕망에 휩쓸려 지나기도 합니다. 혼탁한 시대, 더욱더 진리를 붙잡기 원합니다. 저희 개인과 온 우주를 지으신 하나님의 손길을 더욱더 신뢰합니다.
주님의 창조 섭리를 깨닫고 고백하는 오늘 하루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혼돈을 멈추고 새로운 질서를 이루어 가시는 주님의 권능을 신뢰하며 저마다 겪는 여러 시련을 믿고 일어난 용기와 힘을 더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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