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 일요일

창세기 14장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

2025년 12월 15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창세기 14장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 

이틀 전 토요일에 읽은 창세기 13장은 재산이 늘어 종들 사이에 다툼이 생기자 결국 따로 살게 된 아브람과 그의 조카 롯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아브람은 롯을 아버지처럼 키운 삼촌이었지만 조카에게 선택권을 양보합니다. 그러자 롯은 화려하고 풍요로운 소알 땅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롯은 그곳에서 전쟁에 휘말리는 힘겨운 처지에 놓입니다.

14장 전반부는 여러 임금의 이름을 기록합니다. 그 지역에서 강력한 힘을 가졌던 엘람왕 그돌라오멜을 배신한 왕들과 여전히 그를 추종하는 왕들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그 전쟁에 롯이 살고 있는 소돔과 고모라 왕도 참여하였습니다. 그 결과 소돔이 침략당해 롯이 사로잡히고 그의 재산도 뺏겼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아브람이 집에서 키우고 훈련시킨 군사 318명을 데리고 쫓아가 롯은 물론이고 그의 가족과 재산을 모두 찾아온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 모든 숨 가쁜 상황이 마칠 때 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18~19절 함께 읽겠습니다.

18 살렘 왕 멜기세덱이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으니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었더라 19 그가 아브람에게 축복하여 이르되 천지의 주재이시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여 아브람에게 복을 주옵소서

살렘 왕 멜기세덱이 전투를 마치고 기진맥진해 돌아온 아브람을 맞이합니다. 떡과 포도주를 가져와 베풀며 쉬게 합니다. 여기서 멜기세덱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는 왕이면서 제사장입니다. 그러한 제사장의 권위로 아브람을 축복합니다. 사실 고대 역사에서 흔히 발견하는 장면입니다. 정치와 종교가 분리되지 않은 사회에서 왕이 제사장을 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그러한 멜기세덱이 섬기는 신이 그 지역 사회의 다른 우상이 아니라, 아브람과 같은 주 하나님이라는 사실입니다. 18절은 멜기세덱을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라고 소개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이어지는 19절에 멜기세덱의 축복문에도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여’라고 부릅니다. 그러자 아브람은 22절에 “천지의 주재이시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 여호와께 내가 손을 들어 맹세하노니”라고 화답합니다.

이러한 대화를 통해 무엇을 알 수 있을까요? 아브람을 부르고 이끄신 하나님, 온 우주를 지으신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은 아브람에게만, 그의 시대에만 나타내 보이지 않으셨습니다. 이미 그보다 훨씬 전에 온 우주를 지으시고 다스리시며 수많은 이들에게 앞서 당신의 뜻을 보이셨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살렘 왕 멜기세덱입니다. 

이처럼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은 이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 역사와 우주를 다스리십니다. 그러한 권능으로 전쟁에 휩싸인 아브람과 롯을 구하셨습니다. 그 하나님이 곧 우리의 하나님 이심을 고백합니다. 때로 전쟁과 같은 삶의 순간을 경험합니다. 거친 현실의 물결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그 막막하고 괴로운 순간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바라보시길 축복합니다. 

주님의 드넓은 구원과 강력한 팔이 오늘도 우리 삶에 동참하시며 구하시고 지키실 줄 믿습니다.


기도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
왕들의 이해타산과 권력다툼에 휘말려 고난을 겪은 롯을 아브람을 통해 구하신 하나님, 마찬가지로 저희 삶에 경험하는 여러 전쟁 가운데 주님께서 함께하시고 구하실 줄 믿습니다. 저희의 이해와 경험을 초월하는 지극히 높으신 주님의 뜻을 믿고 의지합니다. 그 믿음 따라 오늘 하루도 참 평안을 누리며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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