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정대진 목사
창세기 3장, 하나님이 입히시다
갈수록 추워지는 겨울날 하나님의 풍성한 사랑이 성도님들 가정과 삶 가운데 가득하시길 축복합니다.
창세기 1장과 2장의 찬란하고 눈부신 이야기를 지나 이제 어두운 상황이 펼쳐집니다.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말씀을 불순종 해 죄를 지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성경이 말하는 죄의 본질을 확인합니다. 죄라는 것은 단지 특정 행동을 했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원이 아닙니다. ‘관계의 파괴’를 가리킵니다.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을 신뢰하지 못했습니다. 그 대신 뱀으로 나타난 악한 피조물의 꾀임에 넘어가 주님이 금지하신 열매를 먹었습니다. 그 후 두 사람의 행동을 주목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얼굴을 피해 나무 사이에 숨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이 이렇게 물으십니다. “네가 어디 있느냐?” 몰라서 하신 질문이 아닙니다. 주님과 친밀한 사귐이 무너지고 홀로 음침한 곳에 숨어있는 그의 상태를 스스로 깨닫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결국 하나님은 두 사람을 에덴 동산에서 쫓아냅니다. 너무나 절망스러운 형벌입니다. 이 이상의 비극이 없습니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더 이상 희망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눈부시게 위대한 사랑이 등장합니다. 창세기 3장 21절 함께 읽겠습니다.
21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과 그의 아내를 위하여 가죽옷을 지어 입히시니라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위해 가죽옷을 만들어 입혀주셨습니다. 그들에게 옷이 왜 필요 했을까요? 죄를 짓고 부끄러움에 눈을 떠 몸을 가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즉, 죄의 결과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님은 그들을 위해, 그들이 저지른 허물을 몸소 덮어 주셨습니다. 게다가 그 옷은 가죽 옷입니다. 어느 동물의 희생으로 생긴 옷감입니다.
이 짧은 장면에서 성경 전체에 반복되며 흐르는 주제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인간은 연약하고 부족하여 죄를 짓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준엄하게 심판하시면서도 동시에 위대한 사랑으로 감싸 안아주십니다. 그 과정에서 희생의 피를 흘립니다. 그 절정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입니다.
제가 전에 섬겼던 포항제일교회 박영호 담임 목사님은 신약학자이기도 하십니다. 그분께서 쓰신 “다시 만나는 교회”를 오늘부터 수요기도회 시간에 나누려고 합니다. 이 책에서 박 목사님이 쓴 인상 깊은 문장이 있습니다. 바로 “복음이란 내가 하나님께 전적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사실을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입니다.
우리는 모두 죄인입니다. 아무도 예외가 없습니다. 누구나 연약하고 어리석어 진리에서 벗어나 거짓에 속아 죄를 짓습니다. 여기서 크게 두 가지 반응이 있습니다. 내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멋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입니다. 당연히 옳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 반대의 오류도 있습니다. 죄인이라는 사실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강박적이고 부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 또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부디 오늘 함께 읽은 통해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죄와 허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모든 존재 자체를 품어 안으십니다. 이 복음을 온전히 받아들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를 사랑하시려 피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영혼 깊이 품으시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받은 사랑에서 전하는 사랑으로, 감싸 안기는 인생에서 또 다른 누군가를 끌어 안는 인생으로 나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축원합니다.
기도
참 사랑의 주 하나님
아담과 하와의 모습을 통해 모든 사람이 짊어진 죄와 연약함을 발견합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진리 대신 거짓의 꾀임에 넘어가기도 합니다. 죄의 유혹을 물리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정결히 지키는 저희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동시에 저희의 모든 한계와 결핍을 온전히 품으시는 주님의 사랑에 기꺼이 안기며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하루도 지치고 상한 이들을 품게 하여 주시옵소서. 나에게서 벗어나 이웃과 세계를 향해 시선을 돌리게 하여 주시옵소서. 숱한 상처와 시련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사랑을 붙잡고 다시 일어나 걸음을 내딛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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