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6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누가복음 2장 8~21절 “큰 기쁨의 좋은 소식” 찬송가 108, 109장
어색하시겠지만 아직 성탄절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교회 전통은 예수님의 탄생을 1월 6일 주현절 전까지 계속 기념하고 축하와 축복을 나눕니다. 성탄의 기쁨을 계속 간직하셔도 괜찮습니다. 쉬이 꺼뜨리지 마시고 구유 위에 오신 아기 예수님의 그윽한 온기를 마음에 계속 품으시길 축복합니다.
누가복음의 이야기 흐름에서 예수님의 탄생 소식을 처음 들은 사람들은 목자들입니다. 그들은 밤에 들에서 양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 시대 목자는 오늘날처럼 ‘목축업’이라는 여러 직업 중 하나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가장 천대받고 소외된 사람들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천사가 다가와 외칩니다. 10절 함께 읽겠습니다.
10 천사가 이르되 무서워하지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여기서 먼저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목자들은 무서워했습니다.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상상해 보면 자연스럽습니다. 깊은 밤 천사가 돌연히 나타난다는 것은 황홀한 경험 이전에 충격과 공포입니다.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해당됩니다. 온 세상을 구원하는 놀랍고 위대한 복음은 인간의 불안과 염려를 넘어 찾아옵니다. 그렇다면 인생이 흔들리는 경험, 삶이 무너지고 위태해지는 순간이야말로 오히려 우리를 살리는 은혜의 순간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때, 천사가 선언합니다. “온 백성에게 미친 큰 기쁨의 좋은 소식”입니다. 바로 예수님께서 베들레헴에서 태어났다는 복음입니다. 하나님의 아들께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누워계십니다. 온 세상을 살리는 주님의 구체적인 계획이 마침내 실현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주의해야 합니다. 그 소식을 가장 처음들은 사람들은 앞서 말씀 드린대로 온 백성 중에서 가장 낮고 천한 위치에 있던 목자들입니다.
그렇다면 한 아기로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로 말미암은 복음의 깊은 속성을 발견합니다. 화려한 로마 제국의 정점에 있는 황제와 정반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더욱더 기뻐 반길 소식입니다. 따뜻한 아랫목에서 풍요롭고 여유로울 때가 아니라 깊은 밤 추위와 가난 속에 떨 때 영혼 깊이 사무치는 진리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한 아기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온 세계를 지으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아들이 더럽고 초라한 말 모이통에 연약한 모습으로 누워계십니다. 그 모습이 사람들에게 ‘표적’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분명히 알아 볼 수 있는 하나님의 의도를 발견하는 선명한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성탄의 복음을 더욱 마음에 곱씹으시길 바랍니다. 두려워 떨 때, 궁핍하고 초라할 때, 인생의 한기로 스산할 때, 한 아기로 강보에 싸여 누워 있는 예수님, 주위의 동물 울음 소리에도 새근새근 고요하게 잠들어 계신 아기 예수님을 마음에 품으시길 바랍니다. 인생 한복판에 찾아오시어 사람들의 희노애락에 함께 하신 우리 주님을 마음 높여 찬양하시길 바랍니다. 천사가 들려준 큰 기쁨의 좋은 소식으로 날마다 평안을 누리고 전하는 모두가 되시길 소망합니다.
기도
세상 제일 낮은 곳으로 오시어 가장 높은 구원을 이루신 하나님
늦은 밤 양을 지키던 목자들에게 전해진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또한 저희를 위한 복음 임을 고백합니다. 깊은 어둠 속에 두려워 떨 때, 천대와 무시를 당할 때, 궁핍과 공허함으로 주릴 때, 저희를 품어 안으시고 일으키시는 주님의 손길을 의지합니다.
강보에 싸여 구유에 누워있는 아기 예수님의 모습을 더욱 또렷이 마음에 새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성탄의 복음으로 참 소망을 품게 하시고, 주위 사람들에게 생명의 온기를 나누고 전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