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9일 월요일

창세기 24장 34~67절 “인자함과 진실함으로”

2025년 12월 30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창세기 24장 34~67절 “인자함과 진실함으로” 찬송가 304, 310장

어제 읽은 24장 전반부는 사라가 죽은 후 아브라함이 이삭의 아내를 구하는 내용을 기록합니다. 아브라함은 자기가 깊이 신뢰하는 종을 멀리 고향 땅으로 보내 막중한 임무를 맡깁니다. 종은 고된 여정 끝에 도착해 자기는 물론이고 낙타에게 까지 물을 주는 처녀를 곧 주인의 며느리감으로 알겠다는 기도를 드립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기도를 응답하시어 나홀의 아들, 브두엘의 딸 리브가를 보내셨습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리브가의 오빠 라반의 초대를 받고 그의 집에 들어가 지금까지 자기가 겪은 일들을 고스란히 반복해 들려줍니다. 그 모든 이야기를 그는 이렇게 마무리 합니다. 49절 함께 읽겠습니다. 

49 이제 당신들이 인자함과 진실함으로 내 주인을 대접하려거든 내게 알게 해 주시고 그렇지 아니할지라도 내게 알게 해 주셔서 내가 우로든지 좌로든지 행하게 하소서

여기서 주목해야 할 두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인자함과 진실함’입니다. 히브리어로는 각각 <헤세드>와 <에메트>입니다. 구약 성경에서 하나님의 성품을 묘사할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이 두 단어가 24장에서 이미 한 번 등장했습니다. 바로 27절입니다. 함께 읽겠습니다. 

27 이르되 나의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송하나이다 나의 주인에게 주의 사랑과 성실을 그치지 아니하셨사오며 여호와께서 길에서 나를 인도하사 내 주인의 동생 집에 이르게 하셨나이다 하니라

종이 리브가를 만난 후 하나님을 찬양하며 “주의 사랑과 성실”을 언급합니다. 그 두 단어도 <헤세드>와 <에메트>입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분명히 고백합니다. 리브가를 만난건 우연이 아닙니다. 아브라함을 향한 한결같은 사랑과 주님의 성실하심 덕분입니다. 따라서 그는 리브가의 아버지와 오빠에게 단순히 딸을 달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선하신 계획에 동참하라고 당부합니다. 이러한 종의 설득에 가족들은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리브가를 그에게 내주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녀를 언제 다시 볼지 모릅니다. 지금처럼 교통과 통신이 발달한 시대가 아닙니다. 사랑하는 딸과 누이와 만날 기약을 잡기 어렵습니다. 그런 까닭에 열흘 만이라도 좀더 시간을 보내게 해달라고 아브라함의 종에게 간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종은 그럴 수 없다고 서두르며 거절하였습니다. 결국 리브가에게 선택권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의아하게도 그녀는 선뜻 종을 당장 따라나서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리브가는 가족들의 축복을 들으며 낙타를 타고 먼 길을 떠났습니다.

마침내 아브라함의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그 때, 성경 전체에서 가장 문학적으로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집니다. 해질 무렵 이삭은 들판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저 멀리서 아버지가 보낸 종이 타고 온 낙타무리가 보였습니다. 그런 이삭을 리브가가 발견합니다. 종에게 저기 보이는 저 남자가 자기 남편될 사람인지 물었습니다. 그가 맞다고 하자 리브가는 너울로 얼굴을 가리며 신부로서 몸가짐을 정돈하였습니다. 낙타에서 내린 종은 이삭에게 그의 아내를 데려오기까지 있었던 일들을 들려주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을 매듭짓는 67절 함께 읽겠습니다.

67 이삭이 리브가를 인도하여 그의 어머니 사라의 장막으로 들이고 그를 맞이하여 아내로 삼고 사랑하였으니 이삭이 그의 어머니를 장례한 후에 위로를 얻었더라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베푸신 한결 같은 사랑과 신실함은 위로로 열매 맺었습니다. 어머니를 떠나 보내고 남은 천막은 물론이고 이삭의 공허한 영혼에도 리브가가 들어와 따스한 온기로 가득 채웠습니다. 이삭에게 그녀는 평범한 아내가 아니라 인자와 진실함으로 돌보시고 이끄시는 하나님의 생생한 손길 그 자체였습니다.

이와 같은 은혜가 우리 모두에게도 함께 하심을 믿습니다. 때론 저마다의 사라를 잃고 깊은 상심에 빠지곤 합니다. 저마다의 들판을 스산하게 배회하고는 합니다. 그런 모든 사람을 위해 예수님께서 구유에 누인 한 아기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십자가와 부활로 주님의 사랑과 신실함을 온전히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이와 같은 놀라운 은혜를 더욱더 우리 마음의 중심에 품고 간직하며 살아가는 모두가 되길 축원합니다. 


기도
영원히 사랑과 성실하심으로 충만하신 주 하나님
아브라함 종의 걸음을 이끄시어 리브가를 이삭의 아내로 삼으신 그 모든 여정에 함께 하신 놀라운 은혜를 찬양합니다. 순간순간마다 주님의 인자하심과 신실하심으로 동행하였음을 말씀으로 확인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저희 인생길 역시 신실하신 사랑으로 날마다 함께 하심을 믿음으로 고백합니다. 이삭이 리브가를 통해 따뜻한 위로를 얻었듯이, 성탄의 주인으로 참 빛을 이 땅에 비춘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진실한 회복을 누리길 소망합니다. 오늘 하루도 주위 사람들에게 위로의 손길을 건네며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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