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 월요일

창세기 15장 “별처럼 새긴 믿음”

2025년 12월 16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창세기 15장 “별처럼 새긴 믿음” 

하나님께서 환상 중에 아브람에게 나타나 말씀 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그 뿐만이 아니라 아브람이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근거를 알려 주십니다. 바로 하나님게서 그의 방패이자 상급, 즉 ‘보상’이기 때문입니다. 언제 들어도 큰 위로와 희망을 주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의문이 생깁니다. 현재 아브람은 두려운 상황이 아닙니다. 오히려 어제 읽은 14장은 그가 거둔 놀라운 승리를 보여줍니다. 그 결과 많은 전리품을 챙겼고 살렘와 멜기세덱의 축복까지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그를 향해 ‘두려워 하지말라’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적어도 겉으도 드러난 조건을 가리키는 말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흔히 두려워하는 요소들, 이를테면 건강이나 재산에 문제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아브람은 무얼 두려워 했을까요? 아브람 스스로 답을 합니다. 2~3절 함께 읽겠습니다.

2 아브람이 이르되 주 여호와여 무엇을 내게 주시려 하나이까 나는 자식이 없사오니 나의 상속자는 이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이니이다 3 아브람이 또 이르되 주께서 내게 씨를 주지 아니하셨으니 내 집에서 길린 자가 내 상속자가 될 것이니이다

아브람은 곧바로 자기 후계 문제를 두고 이야기 합니다. 그에게는 아들이 없습니다. 예전에 말씀 드린대로 고대에는 신에게 받은 저주로 여겼습니다. 그런 까닭에 그 시대 자녀가 없는 집은 입양하여 상속자를 세우는 일이 보편적이었습니다. 아브람 역시 흔한 풍속을 따라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을 세웠습니다. 그럼에도 마음 깊은 공허함이 찾아왔습니다. 분명 하나님께서 자녀를 약속하셨으나 여전히 묵묵부답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나님을 향한 실망과 서운함이 아브람을 비롯한 모든 인류가 품은 두려움의 본질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단호하게 말씀 하십니다. 엘리에셀이 상속자가 아닙니다. 그의 몸에서 태어날 아들이 그의 상속자입니다. 이런 눈부신 약속을 확실히 아브람의 영혼에 심으시고자 하나님은 그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을 가리키며 그의 자손이 별들처럼 셀 수 없이 많을 거라고 알려주십니다. 

그 별들이 아브람의 마음에 하나씩 들어와 밝혔습니다. 그의 내면에 영롱한 빛을 비추었습니다. 그 빛깔이 하나씩 모여 ‘믿음’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위대한 장면을 성경은 이렇게 기록합니다. 본문 6절 함께 읽겠습니다.

6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시고

이른바 ‘이신칭의’라는 성경 전체의 가장 위대한 복음을 드러내는 구절입니다. 특히나 바울이 로마서에 인용하며 기독교 신앙의 핵심에 서게 됩니다. 주님을 향한 인간의 믿음 그리고 그런 인간의 의롭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 보석같이 빛납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믿음을 돌이켜 보게 됩니다.

그런데 동시에 여기서 주의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본문은 하나님과 아브람 사이에 첫 번째 대화입니다. 그전까지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에 아브람이 묵묵히 경청할 따름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보았듯이 아브람의 마음을 덮친 의심과 회의와 좌절이 깊고 깊어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되자 그는 낱낱이 토로 하였습니다. 그런 그의 한탄을 하나님은 억누르거나 다그치지 않았습니다. 묵묵히 들으시고 밖으로 이끄시어 별을 보여주시며 그에게 믿음을 안겨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성경 전체에서 가장 위대하다는 칭송을 받는 아브라함의 믿음은 의심을 통과한 신앙이라는 걸 발견합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자연스러운 감정을 배제하고 현실을 무시하며 억지로 이 앙다물며 외치는 ‘아멘’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여전히 두렵고 아프고 괴롭지만,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펼치시는 손가락을 따라 하늘을 바라보며 잠잠히 믿음을 품기를 바라십니다. 그런 우리의 믿음을 주님께서 의롭게 여기실 줄 믿습니다. 오늘 하루도 저마다의 하늘 위에 뜬 별을 바라보며 신앙의 여정을 이어가길 축원 합니다.


기도
신실하신 주 하나님
아브라함의 영혼 깊은 두려움을 보시고, ‘두려워 말라’라고 위로하시는 음성에 귀 기울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솔직한 신망과 원망을 담은 진솔한 기도를 드립니다. 그런 저희 걸음을 이끄시어 손수 믿음을 아로새겨 주실 줄 믿습니다. 오늘 하루도 참되고 진실한 믿음으로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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