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창세기 19장 “뒤돌아 보다”
마침내 소돔과 고모라에 심판이 내렸습니다. 성경은 그 곳에 일어난 극심한 심판을 보여주기 전에 그 땅에 얼마나 죄악으로 가득했는지를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하나님과 동행한 천사 둘이 어느 날 저녁 소돔에 도착하였습니다. 롯은 삼촌과 마찬가지로 그들을 극진히 맞이 합니다. 자기 집에 모시고 음식을 베풀고 잠자리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낯선 두 사람이 찾아왔다는 소문을 들은 소돔 사람들이 롯의 집을 둘러쌌습니다. 그런 다음 매우 충격적인 요구를 합니다. 그들을 자기들에게로 끌어내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상관’하기 위함입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히브리어의 1차적인 의미는 ‘알다’입니다. 본문의 맥락과 다른 성경에 사용된 용례를 보았을 때 강제적인 성관계를 뜻 합니다.
환대하고 따뜻하게 맞이해야 할 나그네들을 소돔 사람들은 추악한 욕망의 대상으로 여겼습니다. 그것도 한 두 사람이 아니라 멀리서까지 많은 사람이 모여 들었습니다. 그 땅이 얼마나 타락했는지 극명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롯은 그들의 악행을 만류 하였습니다. 그 결과 그에게 큰 위기가 찾아옵니다. 그 때 천사들이 롯을 보호한 다음 이제 소돔을 심판할 것을 선언합니다. 롯의 가족들을 데리고 얼른 성 밖으로 도망치라고 명령하였습니다.
그 말씀에 따라 롯은 딸들과 약혼한 예비 사위들에게 자기가 들은 심판 소식을 알려줍니다. 그들의 반응을 성경은 이렇게 기록합니다. 14절 함게 읽겠습니다.
14 롯이 나가서 그 딸들과 결혼할 사위들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이 성을 멸하실 터이니 너희는 일어나 이 곳에서 떠나라 하되 그의 사위들은 농담으로 여겼더라
사위들은, 자기들을 살릴 복음을 두고 ‘농담’으로 여겼습니다. 소돔과 고모라에 얼마나 거짓으로 가득했는 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진리가 웃음거리로 전락한 처참한 현실을 낱낱이 보여줍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천사를 통해 롯의 가족에게 분명히 말했습니다. 도망칠 때 돌아보거나 들에 머물지 말고 서둘로 산으로 도망쳐야 합니다. 마침내 하늘에서 유황과 불이 비처럼 쏟아졌습니다. 여기저기서 비명 소리가 들려옵니다. 불꽃이 곳곳마다 타오르고, 불쾌한 타는 냄새가 코끝을 향해 옵니다. 한시 바삐 달려가기 바쁩니다. 그 때 일어난 사건을 26절이 기록합니다.
26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았으므로 소금 기둥이 되었더라
롯의 아내는 도망치다가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금세 그녀는 소금기둥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이 장면을 두고 그녀가 소돔에 대한 미련 때문에 몸을 돌린 결과 심판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롯의 아내가 불순종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뒤를 돌아본 원인이 과거에 누렸던 부귀영화에 대한 아쉬움이라는 언급은 성경 어디에도 없습니다.
다만 이 장면을 통해 한 가지 분명한 진리를 발견합니다. 심판의 자리에 중간 지대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소돔이 저지른 폭력에 희생된 이들이 외치는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이셨습니다. 오랜 인내의 결과입니다. 마침내 그들을 심판하셨습니다.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입니다. 그 사이에 존재는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길을 따라 있는 힘껏 내달려야 합니다.
물론 이런 장면을 당장 우리 일상에 적용하는 건 곤란합니다. 오히려 지나친 이원론을 경계해야 합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신앙의 근거는 불안과 초조함이 아니라 사랑과 기쁨이어야 합니다. 심판 받을까 두려워 벌벌 떨며 강박에 빠진 모습을 하나님께서 원하지 않으십니다. 때로는 천천히 걷거나 가끔씩은 멈춰 쉬어도 괜찮습니다.
다만, 인생의 방향을 정확히 해야 합니다. 어영부영하지 말고 주님께서 알려주신 구원의 산을 향해,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을 향해 나아가는 저희 모두가 되길 소망합니다.
기도
공의로우신 주 하나님
소돔으로 말미암아 고통 당하던 이들의 부르짖음을 주님께서 들으시고 응답하셨음을 말씀을 통해 확인합니다. 동시에 그 땅에서 벌어진 처참한 죄악의 현실을 발견합니다. 약한 이들을 따뜻하게 돌보지 않고 도리어 더러운 탐욕의 대상으로 여기고, 진리를 비웃었던 그들에게서 저희의 죄와 연약함 또한 발견합니다.
죄의 길에서 단호히 벗어나 담대히 생명의 진리를 향해 달려가길 소망합니다. 거짓과 욕망에 취해 타협하지 않게 하시고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구원의 길을 열고 전하며 살아가는 저희 모두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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