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 수요일

창세기 17장 “전능하신 하나님”

2025년 12월 18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창세기 17장 “전능하신 하나님” 

어제 읽은 창세기 16장의 마지막 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16 하갈과 아브람 사이에 이스마엘이 태어날 때에, 아브람의 나이는 여든여섯이었다.

바로 다음절인 오늘 본문 17장 1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1 아브람이 구십구 세 때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서

불과 1절 사이에 13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여든 여섯 살이었던 아브람이 구십 구세가 되었습니다. 더욱더 쇠약해진 노인이 되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하나님의 언약에 마음이 무너져 내리며 내면에도 깊은 주름살이 잡혔을 겁니다. 그런 아브람을 향해 하나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셨을까요? 1절 다시 한 번 다같이 읽겠습니다.

1 아브람이 구십구 세 때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서 그에게 이르시되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너는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

주님께서 당신을 이렇게 소개하십니다.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말씀이 아브라함에게는 어떻게 들렸을까요? 더 큰 상실과 좌절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그토록 전능하신 하나님이 정작 당신이 약속하신 언약을 아직 이루어주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 까닭에 아브람을 ‘아브라함’으로 이름을 바꾸면서까지, “여러 민족의 아버지”가 될거라는 주님의 말씀이 그에게는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매우 도발적인 반응을 합니다. 17절 함께 읽겠습니다. 

17 아브라함이 엎드려 웃으며 마음속으로 이르되 백 세 된 사람이 어찌 자식을 낳을까 사라는 구십 세니 어찌 출산하리요 하고

아브라함이 엎드려 웃었습니다. 기쁨으로 짓는 미소가 아닙니다. 쓰디쓴 냉소입니다. 꿈과 기대가 산산이 무너지고 부서진 노인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저항입니다. 그런 까닭에 18절에, 자조적으로 말합니다. “이스마엘이나 하나님 앞에 살기를 원하나이다.” 그러자 하나님은 단호하게 내년에 사라가 낳을 이삭을 통해 언약을 이루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에 순종하여 아브라함은 집안 모든 남자와 함께 할례를 행하였습니다. 철저히 무력한 순간입니다. 움직일 수 없이 그저 아파하고 신음할 뿐입니다. 이 상황이 그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요? 너무나 큰 상징과 교훈을 안겨줍니다. 바로 하나님의 전능하심은 지극한 무력함을 통해 다가옵니다.

하나님께서 분명 아브라함에게 당신을 가리켜 ‘전능하신 하나님’이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전능하심은 아브라함의 소원을 마법처럼, 그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으로 즉각 이루는 권능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아브라함에게 실망을 끼치고 좌절을 안긴, 철저한 절망과 무능의 얼굴을 하고 다가오는 능력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그러합니다. 아기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십자가에 비참한 모습으로 매달려 숨을 거두셨습니다. 하지만 그 죽음은 온 세상을 살리는 생명의 통로가 되었습니다. 이 놀라운 복음을 마음 깊이 품으시길 바랍니다.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굳게 신뢰하시길 바랍니다. 동시에 그 전능하심이 지닌 입체성을 성경으로 온전히 깨달아 아시길 바랍니다.

하나님의 권능은 때로 너무나 쓰라리고 허무하고 불쾌하게 다가온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합니다. 주님의 전능은 지극히 무력하고 무능한 얼굴로 나타나는 진리를 품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십자가로 드러나신 하나님의 참된 능력이 오늘도 우리를 새롭게 하며 진실로 살릴 줄 믿습니다. 그 믿음을 함께 고백하는 모두가 되길 축원합니다.

기도
전능하신 주 하나님
마치 아브람이 그러하였듯, 저희가 살아가며 경험하는 주님의 얼굴은 때로 너무나 무능하고 무심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저희의 간절한 바람과 소망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냉기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철저히 무력한 모습으로 구원을 이루신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봅니다.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참된 구원은 힘겨운 공백을 통과한다는 진리를 깨닫습니다. 
그 믿음을 붙잡고 살아가며 겪는 그 어떠한 시련도 담대히 딛고 일어날 힘을 주시옵소서. 저희의 연약한 기대를 넘어서는 주님의 때와 방법을 신뢰하며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