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2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창세기 12장 “부르심과 순종의 이면”
새로운 시작이 열립니다. 창세기는 물론이고 성경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단락에 들어섰습니다. 다시 오실 예수님으로 완성될 구원 이야기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바로 아브람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떠나라고 말씀하시며 그 결과 얻을 복도 함께 약속 하십니다. 1~3절 다시 한번 함께 읽겠습니다.
1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2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 3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하신지라
아브람이 떠나야 할 곳은 그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입니다. 사실 이 셋 모두 같은 공간과 공동체를 반복해서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그는 지금껏 살아왔던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합니다. 우리나라도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강력한 응집력을 자랑하는 집성촌들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그런 씨족 사회가 주는 든든한 기반을 등진다는 것은 굉장히 무모한 모함입니다.
하물며 수천년 전 아브람 시대에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이 지닌 의미는 실로 막강합니다. 삶의 견고한 울타리이자 버팀목입니다. 게다가 고고학 발굴 결과 아브람이 살았던 ‘우르’는 당대 최고의 문명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버려두고 떠나기에는 너무나 화려하고 찬란한 공간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은 그에게 풍성한 복을 약속하셨습니다. 아브람은 ‘복’ 그 자체가 됩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복을 전하고 나누는 중심에 섭니다. 하나님께서 온 우주를 지으시며 선언하신 복이 다시금 그를 통해 세상에 퍼져나가게 됩니다. 너무나 눈부시고 찬란한 축복입니다. 아브람은 그 말씀 그대로 ‘믿음의 조상’으로 수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시선은 여기서 더 나아가야 합니다. ‘시작 이전의 시작’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창세기 11장 27절 이후 내용은 아브람이 부름 받기 전 상황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30절과 32절 제가 읽어 드리겠습니다.
30 사래는 임신하지 못하므로 자식이 없었더라
아브람 부부는 난임의 고통을 시달렸습니다. 이로 인한 갈등이 아브람 이야기 전반에 흐릅니다. 오늘날에도 난임은 너무나 무거운 아픔을 안겨줍니다. 고대인들에게는 한 층 더 엄중한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신으로부터 저주’입니다. 옛 사람들은 자녀가 없는 사람을 두고, 후손을 남길 가치가 없는 너무나 비참한 존재로 여겼습니다.
바로 아브람을 덮친 고난입니다. 조심스런 추측이지만, 아브람이 기존의 사회질서와 종교와 가치관을 과감히 던지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를 수 있었던 이유가 아마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즉, 철저히 무너지고 좌절했기에 세속의 흐름 그리고 인간의 탐욕과 전혀 다른 주님의 뜻을 기꺼이 따르는 모험을 감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러분, 인생의 커다란 상실과 절망과 마주할 때. 심지어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은 것 같은 깊고 깊은 암흑에 빠질 때. 더욱더 소망을 품으시길 바랍니다. 그 모든 시련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부르심에 잠잠히 귀 기울이게 하는 은혜의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도 주님의 뜻을 따라 담대한 믿음의 여정을 이어가며 복의 근원으로 살아가는 모두가 되시길 축원합니다.
기도
신실하신 주 하나님
주님의 부르심을 따라 견고한 삶의 터전을 과감히 떠나 여정을 내디딘 아브람의 믿음을 말씀 가운데 발견합니다. 그를 복의 근원으로 세우신 주님의 눈부신 언약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부르심과 순종의 이면에 아브람 마음 깊은 곳에 얼룩진 쓰라린 흉터를 발견합니다.
십자가의 어둠이 깊을수록 부활의 영광이 찬란하듯, 저희 삶에 찾아온 절망이 하나님의 희망으로 이어지는 은혜의 도구임을 고백합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담대히 믿음으로 걸어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하루 저희가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주님의 선하심을 전하고 나누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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