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30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창세기 50장 “선으로 바꾸사” 찬송가 341, 342장
야곱이 숨을 거두었습니다. 여러 복잡한 생각이 아들들의 마음을 헤집으며 소용돌이 쳤습니다. 본문 15절 말씀과 같이, 당대 최강 제국의 절대 권력자인 “요셉이 혹시 우리를 미워하여”, “그에게 행한 모든 악을 다” 갚는다면 도무지 감당할 수 없습니다. 결국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은 요셉을 찾아가 간곡히 비는 겁니다.
요셉의 화려한 총리 관저 안이 무거운 공기로 가득했습니다. 형들이 요셉 앞에 고개를 숙인 채 바들바들 떨며 야곱의 유언을 언급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요셉에게 형들을 용서하라고 말했다고 전합니다. 그러니 제발 지난날 자기들이 행한 죄를 용서해 달라고 간청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사실, 믿기 어렵습니다. 야곱이 요셉에게 할 중요한 말을 직접 하지 않고, 굳이 오랫동안 불신했던 다른 아들들에게 했을 리 없습니다.
요셉은 결국 참았던 눈물을 터뜨립니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형들에게 속 마음을 거듭 털어 놓습니다. 20~21절 말씀을 새한글 성경으로 읽어드리겠습니다.
20 형님들이 뜻하신 것은 저를 두고 나쁜 일을 하는 것이었지만, 하나님이 뜻하신 것은 그것을 좋은 일로 바꾸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보시다시피 많은 사람의 생명을 보존해 주셨습니다. 21 이제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제가 형님들을 계속 잘 모시고 형님들의 어린아이들도 잘 돌보아 드리겠습니다.” 요셉은 형들을 위로하며 형들의 마음에 와닿도록 말했다.
요셉이 총리가 되어 처음으로 형들을 대면하며 했던 용서를 담은, 45장 5절을 반복하는 내용입니다. 그 날, 오랜 세월이 지나 형들을 다시 만나 요셉이 했던 말은 진심이었습니다. 그는 정말 그들을 용서하였습니다. 분노에 사로잡혀 복수의 칼날을 휘두르지 않았습니다. 광기에 휩싸여 원한을 갚으려 않았습니다. 눈부시게 아름답고 성숙한 태도입니다. 너무나 놀랍고 기적적인 장면입니다. 물론 그도 사람인지라 감정의 앙금이 남아 있었을 겁니다. 때때로 바람처럼 화가 마음에 불어왔을 겁니다.
하지만 요셉은 마침내 비극을 딛고 일어났습니다. 지난 날 겪었던 참혹한 폭력을 극복했습니다. 성숙한 인격과 신앙을 드러내 보였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하늘의 빛으로 세상의 어둠을 비추어 보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미래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았기 때문입니다. 바로 거기에서 진정한 회복과 반전의 길이 열립니다.
총리가 되기 전 요셉의 일생은 패배와 좌절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철부지로 자란 청년이 미숙한 판단으로 여러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순진하게 이용당하며 짓밟혔습니다. 그렇지만 요셉은 자기 인생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겪은 고난의 의미를 비로소 이해했습니다. 그것은 모두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주님의 마음으로 지나온 아픔을 새롭게 돌아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미래가 인간의 과거를 변화시켰습니다.
요셉의 꿈풀이는 주술이나 점술이 아닙니다. 그는 여러 꿈을 꾸고 해석하며 주님으로부터 다가오는 미래를 느꼈습니다. 그 한 복판에서 하나님의 숨결로 호흡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깨달았습니다. 인간의 그 어떤 악도 하나님께서 선으로 바꾸십니다. 그 어떤 어둠도 하나님은 빛으로 바꾸십니다. 그 어떤 절망도 하나님은 희망으로 바꾸십니다. 이러한 진리가 그로 하여금 혹독한 시련을 견디고 버티고 살아남게 하였습니다. 찬란한 용서와 사랑을 이루게 하였습니다. 형들과 조카들을 끝까지 잘 돌보겠다고 약속하며 위로합니다.
이렇게 창세기는 과거를 딛고 일어나 하나님의 미래로 나아가는 용서로 이야기를 끝맺습니다. 창세기를 여는, 아담과 하와가 저지른 범죄를 극복하는 주님의 위대한 사랑과 연결됩니다. 또한 이후 펼쳐질,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겪는 고난과도 이어집니다. 그 어떤 악도 선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인생의 짙은 절망을 이겨낼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더 나아가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과 맞닿아 있습니다. 거기에 담긴 놀라운 신비를 발견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이곳에 나를 세우신 뜻을 살피며 부르심에 응답하시길 바랍니다. 하나님 시간 안에서, 주님이 주시는 미래 속에서, 과거의 그 어떤 절망도 결코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 어떤 눈물도 계속 흐르지 않습니다. 그 모두는 아름다운 변화의 재료가 됩니다.
그러므로 인생의 거대한 폭풍에 휩쓸릴 때, 도무지 헤어 나올 수 없는 깊고 깊은 아픔 속에 괴로울 때, 지나간 날에 대한 후회로 힘겨울 때, 하나님께서 요셉에게 행하신 놀라운 은혜를 마음에 품으시길 바랍니다. 몸소 사람이 되어 온갖 상처를 입으며 이 땅을 딛고 살아가신 예수님께서 열어 보이실 미래를 기대하며 다시 일어서시길 바랍니다. 인생은, 세상은, 사람은 우리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생명과 구원과 희망의 역사를 이루어 가시기 때문입니다.
기도
온 생명을 구원하시는 하나님
요셉이 험난한 인생을 거치며 피운 용서의 꽃을 바라봅니다. 그가 고단한 시련을 통과하며 맺은 사랑의 열매를 발견합니다. 마찬가지로 저희 삶에도 악을 선으로 바꾸시는 주님의 손길을 경험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께서 열어가실 미래로 과거의 아픔을 넘어서며, 하나님께서 부으시는 은혜로 현재의 고난 가운데 주시는 소명을 깨달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작년 말과 신년 초를 창세기 묵상으로 보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세기에 담긴 아름다운 복음과 놀라운 사랑을 마음에 품고, 주님께서 이뤄가시는 새로운 미래를 소망하며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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