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4일 수요일

창세기 38장 “다말이 베레스를 낳고”

2026년 1월 15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창세기 38장 “다말이 베레스를 낳고” 찬송가 304, 310장

요셉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창세기는 툭하고 작은 이야기를 건넵니다. 바로 야곱의 아들 유다와 관련된 사건입니다. 얼핏 보면 창세기 흐름에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형제 중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유다에 대한 인물 소개를 미리 하는 정교한 의도가 있습니다. 게다가 유다는 메시아의 조상이 되기에 더욱 주목해야 할 사람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그런 유다가 저지른 추악한 죄를 낱낱이 드러냅니다. 유다는 가나안 여자와 결혼하여 엘과 오난과 셀라, 세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 중에서 큰 아들 엘이 다말과 결혼하였습니다. 하지만 행복한 결혼 생활은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엘이 하나님 보시기에 큰 죄악을 저질러 심판을 받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 유다는 둘째 오난에게 형수와 결혼하라고 시켰습니다. 이른바 ‘형사취수혼’ 제도를 보여줍니다. 신명기 율법에도 나오는 제도입니다. 현대인에게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상한 풍습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목민들에게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관습입니다. 심지어 우리 역사 속 고구려에도 있었습니다. 남편을 잃은 여인이 살아갈 길이 막막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가족 안에서 약자를 돕는 제도입니다.

그렇게 의무를 짊어지게 된 동생은 형수와 동침하여 형의 이름을 이을 아들을 낳을 책임을 지닙니다. 그러면 사실 막중한 부담만 가질 뿐 자기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없습니다. 따라서 오난은 형수와 동침은 하면서도 정작 임신은 피했습니다. 그 행동이 역시나 하나님 보시기에 악하기에 그 또한 형과 마찬가지로 심판을 받았습니다. 결국 유다에게는 막내 셀라만 남았습니다. 유다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 또한 목숨을 잃을 까봐 염려하였습니다. 며느리 다말의 불행을 방치하였습니다.

다말은 그냥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자기에게 찾아온 불행에 쉽게 항복하지 않았습니다. 매우 대담한 행동을 하였습니다. 거리의 여인처럼 변장하고 길에서 유다를 기다렸습니다. 유다는 자기 며느리인 줄 알지 못하고 다말과 잠자리를 하였습니다. 평소 유다가 얼마나 성적으로 방종했는지를 확인합니다.

다말은 시아버지 유다와 잠자리를 하며 그의 물건을 챙겼습니다. 이후 그녀의 배가 불러옵니다. 유다는 며느리가 정조를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벌을 내리려 합니다. 그때 다말은 미리 챙겨둔 시아버지의 물건을 내밀며 아기의 아버지가 유다라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유다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였습니다. 그 후 다말은 메시아의 조상이 되는 베레스를 포함한 쌍둥이를 낳았습니다.

이렇듯 다말은 당시 남성 중심사회의 폭력성에 정면으로 도전한 여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녀를 꾸짖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녀의 신음에 응답하시어 절망에서 구하시고 생명과 은혜의 상징인 두 아들을 품게 하셨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성경 곳곳에 그녀의 이름이 찬란하게 기록됩니다. 먼저 룻기 4장 12절 읽어 드리겠습니다.

12 여호와께서 이 젊은 여자로 말미암아 네게 상속자를 주사 네 집이 다말이 유다에게 낳아준 베레스의 집과 같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하니라

이어서 예수님의 족보를 기록한 마태복음 1장 3절 읽어 드리겠습니다.

3 유다는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세라를 낳고 베레스는 헤스론을 낳고 헤스론은 람을 낳고

하나님께서는 남편을 연달아 잃고 암담해 하는 다말의 상황을 품어 안으셨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당대 그릇된 관행과 문화에 과감히 저항하는 그녀의 용기를 높게 평가하셨습니다. 결정적으로 예수님의 족보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안겨 주셨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절망에 함께 아파하는 분이심을 믿으시길 바랍니다.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고통 가운데 몸부림치는 우리의 처지를 헤아려 주십니다. 비록 그 모습이 다른 사람들 보기에는 이상하고 기괴하더라도, 힘 있는 사람의 조롱과 무시를 겪더라도 하나님은 우리의 이름을 기억하시고 당신 마음에 새겨 주십니다. 그 사랑을 의지하며 담대히 일어나 나아가는 모두가 되시길 축원합니다.


기도
참 소망의 주 하나님
연달아 휘몰아친 절망 속에 힘겨워하던 다말에게서 저희 모습을 발견합니다. 다말의 용기를 본받게 하여 주시옵소서.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을 의지하며 나아가길 원합니다. 사람들의 편견과 무시를 이겨내고 크신 주님의 사랑과 은혜에 안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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