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7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창세기 40장 “안색을 헤아리다” 찬송가 218, 220장
요셉은 보디발 아내의 모함으로 감옥에 갇혔습니다. 그리고 거기서도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신뢰를 얻어 감옥 업무를 총괄하였습니다. 그곳은 평범한 감옥이 아닙니다. 3절에 보면 친위대장, 즉 이집트 왕실 경비대장의 집 안에 위치해 있습니다. 고위 정치범들이 가두는 곳입니다. 어쩌면 히브리 노예 출신인 요셉이 그곳에 있는 것 자체가 보디발이 베푼 상당한 특혜와 배려입니다.
그 감옥에 어느 날 왕의 술 맡은 관리와 떡 굽는 관리가 들어왔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왕의 음식을 마련하는 신하가 아닙니다. 독살이 흔했던 고대 사회에서 임금은 자신의 먹을거리를 매우 신뢰하는 심복에게만 맡겼습니다. 그들의 업무를 자세하게 알 수는 없지만 파라오의 신임을 받는 고위 관료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두 사람의 처벌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기에 친위 대장은 요셉에게 그들을 섬기는 임무를 맡겼습니다. 어느 날 두 사람이 꿈을 꾸었습니다. 옛 사람들은 꿈에 대해 지금 우리보다 훨씬 많은 의미를 부여하였습니다. 게다가 권력의 정점에 있다가 한 순간에 추락해 옥에 갇힌 그들로서는 자기들이 간 밤에 꾼 꿈이 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몹시 알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보기에 마땅히 해석할 사람이 없어 답답해했습니다.
그러자 요셉은 자기에게 꿈 이야기를 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어림없을 상황입니다. 예전처럼 궁궐 안에 있었으면 왕실 주술사를 불러서 꿈을 알려주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앞뒤 가릴 상황이 아닙니다. 먼저 술 맡은 관리가 이야기합니다. 그는 꿈에서 포도나무를 보았습니다. 그 나무에 세 가지가 있고 싹이 나서 꽃이 피고 포도송이가 익었습니다. 그 포도 열매로 포도주를 만들어 파라오에게 드렸다는 내용입니다. 요셉은 곧바로 해석합니다. 포도나무 가지 세 개는 사흘을 의미합니다. 사흘 안에 파라오가 그를 원래 자리로 돌릴 거라며 그 때 자기를 기억해 달라고 요셉은 요청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떡 굽는 관리가 기대에 부풀어 자기 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흰 떡 세 광주리를 머리에 짊어 졌습니다. 그 중 가장 위에 있는 광주리에는 파라오를 위해 만든 음식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먹을거리들을 새들이 먹었습니다. 요셉은 곧바로 해석을 알려줍니다. 떡 굽는 관원장의 꿈속 세 광주리도 사흘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술 맡은 관리와 달리 그는 사흘만에 처형을 당해 나무에 달리게 됩니다. 완전히 다른 결말입니다.
삼일 뒤, 요셉의 꿈풀이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때는 파라오의 생일이었습니다. 잔치가 벌어지고, 요셉이 예고한 대로 술맡은 관리는 원래 자리로 돌아와 파라오의 술잔을 챙겼습니다. 반면에 떡 맡은 관리는 사형을 당했습니다. 너무나 놀라운 순간입니다. 히브리 노예 출신에서 새로운 운명을 맞이할 결정적 장면입니다. 동시에 형들을 격분하게 했던 요셉의 꿈이 허상이 아니었음을 알려줍니다.
이토록 중대한 사건의 시작을 눈여겨 봐야 합니다. 본문 6~7절 새한글 성경으로 읽어드리겠습니다.
6 아침에 요셉이 그들에게 갔다. 그런데 그들을 보니, 이런, 기분이 언짢아 보이는 것이 아닌가! 7 요셉은 자신의 주인집 감옥에 함께 갇혀 있는 파라오의 관리들에게 물었다. “오늘은 왜 그리 얼굴빛이 좋지 않으신가요?”
술 맡은 관리와 자기 삶을 결정적으로 바꾼 시작은 요셉의 시선에 있습니다. 창세기는 그날, 요셉의 눈길과 그의 생생한 감정을 감탄사와 함께 극적으로 서술합니다. 그는 자기에게 맡겨진 일들을 수동적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자기 앞에 마주한 사람들을 피상적으로 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을 주목하고 안색을 살폈습니다. 어두운 표정을 읽고 진심으로 함께 근심하며 형편을 헤아렸습니다. 사랑 어린 관심과 배려를 베풀었습니다. 그 결과 요셉은 감옥 안에 갇혀 있는 노예 신세에서 파라오 왕실 최고 권력자로 등극합니다.
물론 그 과정 또한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술 맡은 관리는 왕궁에 들어간 후 요셉을 잊어버렸습니다. 요셉은 분명 기대가 좌절되는 힘겨운 고통의 시간을 보냈을 겁니다. 희망이 무너지는 암담한 절망으로 괴로웠을 겁니다. 하지만 주위 사람을 향한 그의 따뜻한 배려와 섬김을 통해 하나님은 생명의 역사를 이루셨습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삶이 힘들수록, 마음에 찬 바람이 불어올수록, 온통 주위에 어둠으로 가득할수록 더욱더 영혼 깊숙이 온기를 품으시길 바랍니다. 곁에 있는 이들의 얼굴을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그들의 시름에 함께 아파하고 신음에 귀를 기울이시길 바랍니다. 십자가에서 우리의 모든 연약함을 짊어지신 주님께서 눈부시게 찬란한 구원의 여정을 펼쳐 보이실 줄 믿습니다.
기도
놀라운 구원의 주 하나님
힘겨운 감옥 생활 중에도 곁에 있는 이들의 아픔과 근심에 귀 기울이고, 따뜻하게 경청한 요셉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의 진실로 성숙한 내면과 신앙으로 말미암아 위대한 구원의 역사가 움터 올랐음을 깨달았습니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시련에만 눈길이 머물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위를 향해 온기를 전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런 저희를 품으시는 주님의 사랑으로 다시 일어나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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