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3일 화요일

창세기 37장 “채색옷의 슬픔”

2026년 1월 14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창세기 37장 “채색옷의 슬픔”

어제 읽은 창세기 35장은 라헬의 죽음을 기록합니다. 야곱이 극진히 사랑한 아내입니다. 라헬은 ‘칠년을 며칠 같이’ 여길 정도로 야곱의 마음을 강렬하게 사로잡았습니다. 그런 아내가 어렵게 가진 요셉에 이어 두 번째 아들을 낳았습니다. 너무나 감격스런 순간이지만 난산으로 결국 산모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지금과 같은 산부인과 의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그 시대에 종종 있었던 가슴 아픔 사건입니다. 숨이 꺼져가는 순간 라헬은 아들 이름을 ‘베노니’라고, ‘슬픔의 아들’이라고 지었습니다. 아들을 두고 떠나는 엄마의 슬픔이 고스란히 담긴 이름입니다. 하지만 그대로 부를 수 없는 아버지는 발음은 비슷하지만 다른 뜻의 ‘베냐민’ 즉, ‘오른손의 아들’이라고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오른손은 옛 사람들에게 힘과 권위를 의미하기에 정반대의 뜻을 지닙니다.

이 사건이 야곱의 마음에 깊은 슬픔을 안겨주었습니다. 그 슬픔은 비극적인 애착으로 이어집니다. 여전히 그 주위에는 다른 아내들과 자녀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라헬의 빈 자리를 채워주지 못했습니다. 그런 야곱에게 라헬이 낳은 첫 번째 아들 요셉은 달리 말하면 ‘살아있는 라헬’입니다. 그의 영혼 깊은 공허함을 채워주는 존재입니다. 

결국 야곱은 노골적인 편애를 저지르는 치명적인 잘못을 저지릅니다. 그에게만 채색옷을 지어 입혔습니다. 고대 사회에서 옷은 매우 값비싼 물건입니다. 오늘날과 달리 옷감이 풍부하지 않은 그 시대에 가장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 하는 것만 해도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 염색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드문 경우입니다. 가뜩이나 아버지를 존경하지 않았던, 요셉 형들 눈에 화가 치밀어 오르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요셉 본인도 자기 감정을 절제하지 않았습니다. 간밤에 꾸었던 꿈을 자랑합니다. 밭에서 곡식 단을 묶고 있었는데 형들이 단이 자기 단을 둘러서서 절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해와 달과 열한 별이 자신에게 절했다는 다른 꿈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그 꿈이 상징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형들이 그를 섬긴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그 의미를 잘 알고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성취될 일을 미리 예고하는 계시입니다.

그렇지만 형들에게는 아버지만 믿고 함부로 말하는 건방진 동생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분노가 극에 달해 결국 잔인한 범죄를 저지릅니다. 양을 치고 있는 자기들을 찾아온 요셉을 죽이려 하였습니다. 그나마 르우벤이 장남답게 그들을 만류하고 우선 구덩이에 넣은 다음 나중에 구해주려 하였습니다. 그런데 잠시 르우벤이 자리를 비운 사이 미디안 상인들에게 팔아넘겼습니다. 그런 다음 요셉의 옷에 동물의 피를 묻혀 아버지에게는 짐승에게 잡아 먹혔다고 거짓말 했습니다.

야곱은 ‘살아있는 라헬’ 마저도 죽은, 끝없는 절망에 빠졌습니다. 이 모든 비극의 원인은 야곱의 그릇된 애착에 있습니다. 그는 떠나보내야 할 사람을 떠나보내지 못했습니다. 라헬을 잃은 상실감과 슬픔을 추스르지 못했습니다. 자기가 어머니 리브가에게 받은 대로 편애를 했습니다. 아들들 사이의 심각한 갈등과 시기를 눈 감았습니다. 그 결과 극심한 파행에 이르렀습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나 저마다의 ‘라헬’이 있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 아련히 자리 잡은 사람과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떠나보내야 할 건 떠나보내야 합니다. 지난 아픔과 후회에 집착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미 주신 하나님의 놀라운 약속을 신뢰하며 앞으로 이루실 위대한 계획을 소망하시길 바랍니다. 차별 없이 사랑을 나누어야 합니다. 그런 우리에게 주님께서 생명의 길을 열어주실 줄 믿습니다.


기도
사랑의 주 하나님
떠난 라헬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요셉을 향한 편애로 이어진, 야곱의 안 쓰런 모습을 바라봅니다. 그에게서 저희 연약함과 어리석음을 발견합니다. 주님의 사랑으로 오늘을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 나라 복음으로 말미암아 지나온 후회와 아픔을 떨쳐버리고 다가올 미래를 기쁨으로 맞이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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