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3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창세기 35장 “벧엘로 올라가자” 찬송가 337, 338장
어제 읽은 34장은 야곱 가족에 또다시 몰아닥친 위기를 묘사합니다. 어렵게 자리잡은 이방 성읍에서 외동딸 디나가 족장 아들에게 몹쓸 짓을 겪었습니다. 이 자체로도 야곱에게는 너무나 가슴아픈 일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아들들이 잔인한 복수와 약탈을 하였습니다. 히위 족속과 동맹을 맺은 이웃 부족들의 보복이 불보듯 뻔합니다. 온 가족이 몰살당할 상황에 몰렸습니다. 게다가 이 모든 일들을 겪으며 자신을 향한 아버지의 극렬한 불신을 확인하였습니다.
너무나 참담한 상황입니다. 도무지 그 어떤 희망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바로 그 때 하나님께서 다가오시어 말씀하셨습니다. 1~3절 함께 읽겠습니다.
1 하나님이 야곱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서 거기 거주하며 네가 네 형 에서의 낯을 피하여 도망하던 때에 네게 나타났던 하나님께 거기서 제단을 쌓으라 하신지라 2 야곱이 이에 자기 집안 사람과 자기와 함께 한 모든 자에게 이르되 너희 중에 있는 이방 신상들을 버리고 자신을 정결하게 하고 너희들의 의복을 바꾸어 입으라 3 우리가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자 내 환난 날에 내게 응답하시며 내가 가는 길에서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께 내가 거기서 제단을 쌓으려 하노라 하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라.” 야곱이 응답하며 가족에게 말합니다.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자.” 주님은 ‘벧엘’이라는 지명과 함께 그 곳에서 있었던 중요한 사건을 언급합니다. 부유한 족장의 아들로서 어머니 품안에서 고생없이 여유롭게 자랐던 야곱이 한 순간에 도망자 신세가 되었습니다. 너무나 쓸쓸하고 막막한 밤을 보내며 돌베개를 베고 잠 들었습니다.
바로 그 때 거기서 야곱은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전해들은 하나님이 아니라, ‘나의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지금 내 삶 가운데 구체적으로 임하시고 길을 열어주신 주님의 사랑을 경험하였습니다. 베고 누웠던 돌을 세우고 기름을 붓고 신앙을 고백하였습니다. 그곳 이름을 벧엘, 즉 “하나님의 집”이라고 불렀습니다.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 돌연히 주님의 영광을 만난, 야곱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입니다.
하나님께서 벧엘을 언급하신 까닭은 단지 장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날의 만남을, 야곱을 향한 놀라운 언약과 은혜를 거듭 되새기는 말씀입니다. 이로써 과거가 현재로 다가왔습니다. 지난날, “환난 날에 내게 응답하시며 내가 가는 길에서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강력한 손길을 또다시 경험합니다. 5절 읽겠습니다.
5 그들이 떠났으나 하나님이 그 사면 고을들로 크게 두려워하게 하셨으므로 야곱의 아들들을 추격하는 자가 없었더라
놀랍게도 주변 성읍 사람들이 오히려 야곱에게 겁을 먹었습니다. 그가 두려워하며 공포에 떨었던, 당연할 것 같았던 보복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지난날 벧엘에서 맺은 언약처럼, 하나님이 임재하시고 응답하신 결과입니다. 주님의 전적인 개입으로 이뤄진 눈부신 구원 사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삶은 녹록치 않습니다. 창세기 35장 후반부는 야곱이 겪었던 또다른 끔찍한 시련을 차분하게 기록합니다. 칠년을 며칠처럼 여길정도로 몹시 사랑했던 아내 라헬이 막내 베냐민을 출산하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장남 르우벤이 아버지의 첩과 동침하는 충격적인 성적 일탈을 저질렀습니다. 결정적으로 아버지 이삭이 180세 나이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또한 앞으로도 더 큰 시련이 남아 있습니다.
이처럼 창세기는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개입과 인생의 민낯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와 동행이 지닌 깊은 의미를 알려줍니다. 극적인 탈출뿐만 아니라 끝없는 슬픔 가운데에도 하나님은 응답하십니다. 기적적인 보호뿐만 아니라 치명적인 굴욕 속에도 주님은 함께 하십니다. 인생의 나그넷길에서 도무지 벗어날 수 없는 숱한 시련 속에서 의연해야 할 이유입니다. 어김없이 고통은 찾아오지만 우리를 완전히 삼킬 수는 없습니다. 벧엘의 하나님이 베푸시는 응답하시고 임재를 신뢰하며 살아가는 모두가 되길 축원합니다.
기도
벧엘의 하나님
모든 근심과 걱정을 내려놓고 벧엘로 올라갑니다. 언약과 사랑의 공간과 시간으로 나아갑니다. 저희를 위협하는 삶의 문제들 가운데 지켜보호하여 주시옵소서. 구원과 시련이 공존하는 인생의 실존 가운데 겸손히 주님만 바라고 의지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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