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10장 34~48절 "전부를 보시는 하나님"

2018년 1월 27일, 토, 삼덕교회 새벽기도회, 목사 정대진

사도행전 10장 34~48절 "전부를 보시는 하나님"

34 베드로가 입을 열어 말하되 내가 참으로 하나님은 사람의 외모를 보지 아니하시고 35 각 나라 중 하나님을 경외하며 의를 행하는 사람은 다 받으시는 줄 깨달았도다 36 만유의

주 되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화평의 복음을 전하사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보내신 말씀 37 곧 요한이 그 세례를 반포한 후에 갈릴리에서 시작하여 온 유대에 두루 전파된 그것을 너희도 알거니와 38 하나님이 나사렛 예수에게 성령과 능력을 기름 붓듯 하셨으매 그가 두루 다니시며 선한 일을 행하시고 마귀에게 눌린 모든 사람을 고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함께 하셨음이라 39 우리는 유대인의 땅과 예루살렘에서 그가 행하신 모든 일에 증인이라 그를 그들이 나무에 달아 죽였으나 40 하나님이 사흘 만에 다시 살리사 나타내시되 41 모든 백성에게 하신 것이 아니요 오직 미리 택하신 증인 곧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신 후 그를 모시고 음식을 먹은 우리에게 하신 것이라 42 우리에게 명하사 백성에게 전도하되 하나님이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의 재판장으로 정하신 자가 곧 이 사람인 것을 증언하게 하셨고 43 그에 대하여 모든 선지자도 증언하되 그를 믿는 사람들이 다 그의 이름을 힘입어 죄 사함을 받는다 하였느니라 44 베드로가 이 말을 할 때에 성령이 말씀 듣는 모든 사람에게 내려오시니 45 베드로와 함께 온 할례 받은 신자들이 이방인들에게도 성령 부어 주심으로 말미암아 놀라니 46 이는 방언을 말하며 하나님 높임을 들음이러라 47 이에 베드로가 이르되 이 사람들이 우리와 같이 성령을 받았으니 누가 능히 물로 세례 베풂을 금하리요 하고

48 명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 하니라 그들이 베드로에게 며칠 더 머물기를 청하니라

목요일부터 사흘간 살펴본 사도행전 10장은 예수님의 복음이 유대교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온 세계로 향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만남을 소개합니다. 바로 로마 장교 고넬료와 사도 베드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서로 전혀 알지 못했던 두 사람에게 각각 신비로운 방식으로 다가오셔서 그 둘을 만나게 하셨습니다.

오늘 함께 읽은 본문은 이러한 만남을 통해 베드로가 결론적으로 깨달은 진리를 결론적으로 요약하고 있습니다. 34~35절에 다시 한 번 더 읽어 드리겠습니다.

34 베드로가 입을 열어 말하되 내가 참으로 하나님은 사람의 외모를 보지 아니하시고 35 각 나라 중 하나님을 경외하며 의를 행하는 사람은 다 받으시는 줄 깨달았도다

이 때, ‘하나님은 사람의 외모를 보지 아니하신다.’에 해당되는 신약원문은 ‘하나님은 사람을 부분적으로 보지 않으신다.’로 직역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가리키는 “사람의 외모” 혹은 “부분”은 곧 민족을 가리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오랫동안 아브라함의 혈통을 타고난 자신들만이 하나님으로부터 구원받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그들의 믿음은 신앙의 핵심이자 전부였습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사람을 부분적으로 보지 않으신다.”는 베드로의 성찰은 사람들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이 실상 얼마나 협소한 인식의 결과인지를 깨닫게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모든 고집과 교만을 내려놓고 진정한 전부이신 주님을 더욱 믿고 의지할 것을 다짐하게 합니다. 

이렇듯 하나님의 구원에 대해 보다 넓고 깊게 이해한 베드로는 예수님의 복음을 요약하여 고넬료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하였습니다. 그 내용이 바로 37~43절 말씀입니다. 이 일곱 절의 말씀은 사도행전과 동일 저자의 기록으로 전통적으로 이해하는 누가복음의 요약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동시에 이 말씀은 고넬료와 마찬가지로 이방인인 우리가 거듭 귀 기울여야할 복음의 핵심을 잘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 되시면 한 번쯤 소리 내어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먼저 37절은 세례자 요한의 활동을 먼저 소개하고 38절은 예수님의 사역을 정리하였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부어주신 성령과 능력을 바탕으로 선한 일을 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마귀에게 눌린 모든 사람을 고치신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축귀나 신유를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을 사람답게 살지 못하도록 하는 모든 종류의 억압과 그로부터의 참된 해방을 가리킵니다.

39~41절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에 대한 말씀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단어는 바로 “증인”입니다. 베드로는 자신을 비롯한 사도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은 목격한 증인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증인으로서의 정체성은 이어지는 42~43절에 기록된 사명과 연결됩니다. 바로 “증언”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주님의 권능과 구원을 전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와 같은 예수님의 복음을 믿으십니까? 우리는 비록 그분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성경의 일관된 기록을 통해 주님께서 이 땅위에서 행하신 구원과 십자가와 부활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것은 단지 고대 위대한 한 성인의 업적으로 끝나는 사건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들을 참으로 살리고 회복시키는 진정한 생명의 진리입니다.

따라서 베드로를 비롯한 복음의 증인들은 자신들의 온 삶을 다해 복음을 증언하였습니다. 또한 시대 시대마다 증인들의 증언은 온갖 위험 속에서도 계속 이어져 왔고 마침내 오늘날 우리에게 까지 전해져 왔습니다. 그러므로 복음을 믿는 것과 그것을 증언하는 것은 곧 같은 의미입니다. 믿기만 하고 전하지 않는 다는 것은 모순이며 그 믿음이 건강하지 않음을 드러내는 증거입니다.

물론 그렇다 해서 길거리에서 아무렇게나 소리치며 전도하라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 그렇게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의 전도는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습니다. 가장 위대하고 온전한 전도는 복음의 내용으로 살아가는 삶입니다. 비록 명시적으로 예수님의 소개하지는 않더라도 진리가 안겨주는 여유와 감사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가며 이웃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때, 이 시대 가장 위대한 복음의 증인이 됩니다. 그런 저와 여러분 되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이처럼 베드로가 고넬료와 그의 가족, 친구들에게 예수님을 소개하였을 때, 그들에게 성령님이 임재 하여 사도행전 2장에 기록된 오순절 사건처럼 방언을 말하며 하나님을 높이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이것은 구원은 결코 유대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고넬료와 같은 이방인들에게도 제한 없이 미친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또한 베드로가 지붕 위에서 본 환상에 대한 이해가 정확했음을 알려주는 대목입니다. 따라서 베드로는 감격하며 그들을 교회 공동체로 받아들이는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내용을 통해 성령 충만과 세례의 진정한 의미와 그 둘의 관계를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영이신 성령님을 내면 가득히 모시는 “성령 충만”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간절히 구하고 사모해야 할 일입니다. 문제는 그러한 성령 충만에 대한 오해입니다. 그것은 굉장히 신비롭고 특별한 체험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성령 충만은 본질적으로 온갖 경계를 넘어서는 용기를 의미합니다. 

오늘 함께 읽은 본문이 중요한 근거입니다. 성령님께서는 우리가 오랫동안 사로잡혔던 모든 편견과 고정관념과 차별과 멸시를 무너뜨리고 참된 섬김의 공동체를 이루어 가십니다. 따라서 우리가 그러한 성령님의 충만한 임재를 구한다면 마땅히 다른 사람들을 외적인 조건으로 평가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학벌과 주거환경과 연봉 등의 유치한 기준이 아닌,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재 자체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품고 섬기는 것이야말로 성경이 말하는 진정한 성령 충만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성령님의 임재 가운데 생겨난 교회 공동체는 세례를 통해 이와 동일한 믿음을 함께 고백하고 이 세상과 전혀 다른 포용과 나눔을 꾸준히 실천해야 합니다. 교회의 교회됨은 결코 크기나 규모에 있지 않습니다. 그 교회 안에 얼마나 힘 있고 유명한 사람들이 모이는지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아무리 소득이 달라도, 아무리 살아온 환경과 여건이 다르다 할지라도 서로 주저 없이 하나 되어 한 몸을 이루는데 있습니다.

부디 우리 삼덕교회가 6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지금껏 그러했듯이 보다 진정으로 성령 충만한 공동체가 되길 원합니다. 이를 위해 하나님의 눈길을 닮아가며 다른 누군가의 부분이 아닌 전체를 바라보길 소망합니다. 그리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을 더욱 온전히 이해하고 전하는 증인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길 간절히 바라며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