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3일 토요일

예레미야 16장 14~21절 "그들에게 알게 하리라"

2017년 10월 19일, 삼덕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예레미야 16장 14~21절 "그들에게 알게 하리라"

14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그러나 보라 날이 이르리니 다시는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신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지 아니하고 15 이스라엘 자손을 북방
땅과 그 쫓겨 났던 모든 나라에서 인도하여 내신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리라 내가 그들을 그들의 조상들에게 준 그들의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리라 16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내가 많은 어부를 불러다가 그들을 낚게 하며 그 후에 많은 포수를 불러다가 그들을 모든 산과 모든 언덕과 바위 틈에서 사냥하게 하리니 17 이는 내 눈이 그들의 행위를 살펴보므로 그들이 내 얼굴 앞에서 숨기지 못하며 그들의 죄악이 내 목전에서 숨겨지지 못함이라 18 내가 우선 그들의 악과 죄를 배나 갚을 것은 그들이 그 미운 물건의 시체로 내 땅을 더럽히며 그들의 가증한 것으로 내 기업에 가득하게 하였음이라 19 여호와 나의 힘, 나의 요새, 환난날의 피난처시여 민족들이 땅 끝에서 주께 이르러 말하기를 우리 조상들의 계승한 바는 허망하고 거짓되고 무익한 것뿐이라 20 사람이 어찌 신 아닌 것을 자기의 신으로 삼겠나이까 하리이다 21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보라 이번에 그들에게 내 손과 내 능력을 알려서 그들로 내 이름이 여호와인 줄 알게 하리라


어제 함께 읽은 예레미야 16장 1~13절은 유다에 몰아닥칠 커다란 재앙을 거듭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 심판의 무게는 주님께서 예레미야로 하여금 결혼과 출산을 금지시킬 만큼 어마어마한 것이었습니다. 그날에, 유다백성들을 향한 징벌은 후손들이 살아갈 가치가 없을 정도로 육중함을 하나님께서는 예언자의 삶을 통해 명백히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이렇게 단호한 심판 선언은 마찬가지로 어두운 어조로 하나님의 준엄한 재앙을 기록한 본문 16~18절과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먼저 16절을 보면, 주님께서는 당신의 심판 행위를 “어부”와 “포수”라는 실체적인 비유를 들어 설명하십니다. 이 비유의 의미는 분명합니다. 많은 어부가 많은 물고기들을 낚듯이, 많은 포수가 온 산하를 휘저으며 동물들을 사냥하듯이 외국 군대, 더 정확히는 바벨론 군대가 유다에 침공하여 그들을 유린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처럼 유다를 심판하시는 이유를 17절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을 그들이 제아무리 자신들의 죄를 감추려 해도 당신의 눈앞에 낱낱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종종 고위 공무원과 유명정치인들 그리고 재벌들의 몰인격적인 행태와 비리들을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됩니다. 그들 역시 분명 자신들이 소유한 권력과 돈을 통해 얼마든지 마음대로 죄를 지어도 충분히 다 덮을 수 있다고 착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점점 더 고도로 발달된 각종 미디어 앞에, 그리고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얼굴 앞에 그 어떤 죄도 더 이상 비밀일 수 없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예언자를 통해 분노 하신 유다의 죄악은 과연 무엇일까요? 보다 쉽고 생생한 이해를 위해, 18절을 새번역 성경으로 다시 읽어드리겠습니다. 

18 그들이 시체 같은 우상으로 내 땅을 더럽히고, 내가 그들에게 물려준 땅을 역겨운 우상들로 가득 채워 놓았으니, 나는 이렇게 우선 그들의 죄악과 허물을 갑절로 보복하겠다.

구약 성경에서 “땅”이 가진 의미는 각별합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들을 이집트 제국에서 건져내어 살게 하신 약속의 땅은 단순한 지리적 공간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언약 공동체가 공존하는 거룩한 생명의 토대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그 거룩한 땅을 우상으로 더럽혔습니다. 

주목해야할 점은 18절에서 “미운 물건”과 “가증한 것”으로 번역한 히브리어 단어는 복수형이라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유다 백성들이 각각 다양한 우상들을 섬겼음을 보여줍니다. 지난 월요일에 15장을 설교하며 말씀 드렸듯이 구약성경 안에서 우상 숭배를 단순히 타종교 문제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복잡한 내용이지만 간단히 요약하자면 정의와 공평에 근거한 당신의 나라를 이 땅에 이루시는 하나님의 통치를 거부하고 그 시대 중동의 우상들이 유혹하는, 약자들의 피와 땀을 밟고 올라 누리는 탐욕과 성공을 추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주님께서는 그러한 유다의 지속적이고 극악한 우상숭배에 진노하시며 마침내 바벨론에 의한 처참한 심판을 선언하셨습니다.


그러자 예레미야는 19~20절에 다음과 같은 기도를 남깁니다. 

19 여호와 나의 힘, 나의 요새, 환난날의 피난처시여 민족들이 땅 끝에서 주께 이르러 말하기를 우리 조상들의 계승한 바는 허망하고 거짓되고 무익한 것뿐이라 20 사람이 어찌 신 아닌 것을 자기의 신으로 삼겠나이까 하리이다 

예언자는 하나님께서 분노하며 슬퍼하는 정확한 이유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이 아닌 우상을 섬기는 것이 얼마나 허무하고 어리석은 일인지 분명히 고백합니다. 이중에서 20절 말씀을 장신대 구약학 은퇴교수이신 박동현 목사님은 이렇게 직역하였습니다. 

“사람이 자기를 위해서 신들을 만들 수 있겠나이까? 그것들이 신들이 아닌데도!”

이러한 절절한 외침에 하나님께서는 21절 말씀에 곧바로 이렇게 응답하셨습니다. 

21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보라 이번에 그들에게 내 손과 내 능력을 알려서 그들로 내 이름이 여호와인 줄 알게 하리라

역시 마찬가지로 이 구절의 박동현 교수님의 번역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므로 보라 내가 그들에게 이번에는 알게 하리라 내가 그들에게 내 손과 내 능력을 알게 하리라 그리하면 그들이 내 이름이 여호와인줄 알리라”

이를 통해 우리가 생생히 깨닫게 되는 것은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이 없다는 분명한 진리입니다. 아무리 그럴듯한 화려한 성공도, 철옹성 같은 권력과 명예도, 그 외의 전지전능해 보이는 그 어떤 소유와 힘도 절대로 하나님의 자리를 감히 넘볼 수 있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하나님이십니다. 오직 주님만이 온 세상의 유일한 생명과 희망이 되십니다.

때문에 이 위대한 진리를 저버리고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에서 떠나 스스로 파멸의 길을 걷는 백성들의 모습에 주님께서는 너무나 마음 아파하십니다. 그리고 그들을 다시금 당신 품으로 돌이키기 위해 엄중한 심판을 예언자를 통해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얼핏 보면 하나님께서는 범죄한 당신의 백성들의 모습에 실망하며 영영 그들을 버릴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단호한 심판의 말씀이 나열된 16장 중간에서 잠시 흐름을 끊고 등장한 14~15절을 주목해야 합니다. 바로 여기에 그 징벌의 참된 목적과 결론적인 하나님의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이 두 구절 다함께 읽겠습니다.

14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그러나 보라 날이 이르리니 다시는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신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지 아니하고 15 이스라엘 자손을 북방 땅과 그 쫓겨 났던 모든 나라에서 인도하여 내신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리라 내가 그들을 그들의 조상들에게 준 그들의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리라 

구약의 핵심 사건은 단연 “출애굽”입니다. 거대한 이집트 제국의 노예로 살아가던 천대받던 히브리 민족이 주님의 전적인 은혜와 구원으로 말미암아 탈출에 성공하였습니다. 이 경험은 이스라엘이 고백하는 신앙의 중심이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제 이스라엘이 출애굽을 넘어서는 또 다른 구원경험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위대한 사랑의 주님이시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의 백성들이 우상을 숭배하는 죄를 간과하지 않으십니다. 그 때마다 예언자들을 통해 준엄하게 꾸짖으며 심판하십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회개하지 않고 점점 더 죄악에 빠져들자 마침내 외국 군대에 의해 패망하는 최종 심판을 선언하십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재앙의 선언은 그것이 정말 이루어지길 바라서가 아니라 마치 요나서의 니느웨처럼 그 말씀으로 스스로를 깨우고 죄의 길에서 돌이키길 원하시는 일종의 충격요법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거부하고 끝내 다른 나라로 쫓겨난다 할지라도 하나님께서는 결코 당신의 백성들을 어둠속에 영원히 내버려두지 않으십니다. 그들이 그 시련과 고난으로 말미암아 다시금 주님을 당신의 하나님으로 고백할 때, 과거 출애굽 이상의 놀라운 구원을 그들에게 이루어주시겠다고 오늘 본문 말씀을 통해 분명히 약속해 주셨습니다.

사랑하는 삼덕교회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심판은 분명한 현실입니다. 주님의 정의는 반드시 살아서 이 땅의 온갖 불의와 죄악을 단호히 벌하십니다. 이를 명심하며 복음의 말씀으로 스스로를 일깨워 그 어떤 무엇도 아닌 하나님만을 섬길 것을 굳게 다짐해야 합니다. 그리고 동시의 우리가 가진 믿음의 근거가 단지 벌을 피하려는 공포심이 아니라 아픈 눈물로 심판하시는 중에도 결코 변하지 않는 우리를 향한 주님의 신실한 사랑이어야 합니다.

그 하나님의 이름을 마음 깊이 품고 오늘 하루도 참 생명과 은혜의 길을 걷는 모두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하며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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