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7일 화요일

시편 8편 "봄이 이긴다"

부활절 두 번째 주일, 2016년 4월 3일 부산진교회 청년설교, 정대진 목사
시편 8편 "봄이 이긴다"

1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 2 주의 대적으로 말미암아 어린 아이들과 젖먹이들의 입으로 권능을 세우심이여 이는 원수들과 보복자들을 잠잠하게 하려 하심이니이다 3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주의 하늘과 주께서 베풀어 두신 달과 별들을 내가 보오니 4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5 그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 6 주의 손으로 만드신 것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의 발 아래 두셨으니 7 곧 모든 소와 양과 들짐승이며 8 공중의 새와 바다의 물고기와 바닷길에 다니는 것이니이다 9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저는 작년 한 해 동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지냈습니다. 이슬람 문화권의 동남아인 그곳에서 저는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참 유익한 시간들을 보냈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적도에 살며, 여러 가지 불편함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중 가장 괴로웠던 것은 ‘사계절’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잘 알다시피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는 우리와 달리 사시사철이 없이 건기와 우기만 있습니다. 사실 저는 하루의 대부분을 에어컨이 있는 실내에서 지냈고 주로 차량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래서 크게 더위로 고생하거나 우산을 불편하게 쓰고 다닐 일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역동적인 계절의 변화 없이 내내 거의 비슷한 기후 속을 살아가는 것은 생각이상으로 내면을 지치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때문에 작년 말에 귀국해서 겨울을 보내며 비록 몸은 추웠지만 마음은 무척 감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찬란하고 아름다운 계절 한 복판에서 자연의 신비를 새삼 발견합니다. 또한 이를 통해 하나님의 높고 위대한 창조 섭리를 거듭 묵상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시편 8편에서 시인은 온 땅과 하늘 그리고 수많은 별들과 달을 우러러보며 그 모든 생태계를 뒤덮는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합니다. 자연 질서를 바라보면 볼수록 그 안에 담긴 주님의 뜻과 은혜가 너무나 높고 위대하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우리는 이 아름다운 봄날을 맞이하며 부활하신 주님의 섭리를 묵상하게 됩니다. 제 아무리 뼈를 파고드는 칼날 같은 바람도 결코 영원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몸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추위도 한없이 이어지지 않습니다. 봄을 이기는 겨울은 없습니다. 그 어떤 겨울도 끝이 있기 마련이고 기어이 봄이 찾아오는 게 하나님께서 지으신 창조세계의 질서입니다.



이것은 십자가와 부활의 섭리와도 일치합니다. 십자가는 인간이 짊어지는 모든 고통과 절망의 총합보다 큽니다.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십자가를 지며 감당 못할 어둠 속에서 괴로워합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주님을 바라보며 우리는 그 모든 어려움들을 이겨낼 진정한 용기와 희망을 찾게 됩니다. 우리를 대신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주님의 빈 무덤이 그 모든 죽음의 세력을 물리치십니다. 부활의 빛이 십자가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부활의 희망이 십자가의 절망을 내쫓습니다. 그렇기에 부활을 믿는 성도들은 움터오는 봄기운 아래서 주님의 생명을 만끽하며 더욱 힘 있게 삶을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비록 오늘 우리는 참 아쉽게도 본래 계획했던 야외예배를 날씨 때문에 못 드리고 이렇게 실내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나는 대로 봄의 생명으로 넘치는 아름다운 자연 속을 거니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움에만 눈길을 그치지 마시고 그 이면에 살아 숨 쉬는 하나님 나라의 생명을 바라보시길 바랍니다.



그런 우리 모두를 향해 다시 사신 주님께서 빈 무덤을 박차고 나와 못 자국 난 두 손을 펼쳐 이렇게 외치십니다.

“봄이 이긴다! 생명이 이긴다! 부활이 이긴다!”



기도: 모든 절망과 어둠을 이기신 참 생명과 부활의 하나님. 새로이 맞이하는 봄기운 속에서 주님의 창조 신비를 더욱 마음 깊이 묵상합니다. 봄이 기어이 겨울을 이기듯이 주님의 부활이 모든 절망과 어둠을 이김을 믿습니다. 이러한 부활의 생명을 바라보며 하루하루 더욱 감사와 기쁨으로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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