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기념 주일, 2016년 2월 28일, 부산진교회 청년예배 설교, 정대진 목사
누가복음 1장 46-56절 “산골 소녀의 노래”
46 마리아가 이르되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 47 내 마음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48 그의 여종의 비천함을 돌보셨음이라 보라 이제 후로는 만세에 나를 복이 있다 일컬으리로다 49 능하신 이가 큰 일을 내게 행하셨으니 그 이름이 거룩하시며 50 긍휼하심이 두려워하는 자에게 대대로 이르는도다 51 그의 팔로 힘을 보이사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고 52 권세 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 53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으며 부자는 빈 손으로 보내셨도다 54 그 종 이스라엘을 도우사 긍휼히 여기시고 기억하시되 55 우리 조상에게 말씀하신 것과 같이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영원히 하시리로다 하니라 56 마리아가 석 달쯤 함께 있다가 집으로 돌아가니라
우리는 수련회 첫 날 야곱에서 이스라엘로 존재를 변화시키신 하나님의 모습을 함께 말씀을 통해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둘 째 날인 어제는 다른 사람들과 전혀 다른 예수님의 시선을 통해 새로운 삶의 변화를 가진 삭개오의 모습을 성경을 통해 살펴 보았습니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특별히 3.1절 기념 주일을 맞이하여 마리아의 찬양을 통해 온 세계를 변화시키시는 예수님의 복음에 대해 다시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 전에 먼저 한 소녀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그 소녀의 이름은 “김순악”이고 일제 강점기, 경상북도 경산시 남천면 산골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원래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은 “구슬 옥”(玉)자를 넣은 “김순옥”이었지만 “옥(玉)”자는 양반들이나 쓰는 귀한 이름이라며 면사무소 직원이 출생신고를 허락하지 않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그 대신 “큰 산 악”자(岳)를 넣어 “김순악”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그 산골 소녀는 양반의 딸도 아닌데다가 아버지가 자기 땅 없이 남의 농사를 도와줘서 겨우 먹고 살았기 때문에 마을에서 가장 가난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밝고 활기차게 산과 들을 뛰어다니면서 남자 아이들처럼 씩씩하게 자랐습니다. 그런 순악이를 보면서 아버지는 마음 아파하면서 꼭 부잣집 며느리로 시집보내서 밥 굶게 하지 않겠다고 말해주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순악이가 살던 마을에 이상하고 무서운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일본 순사들이 마을에 사는 어린 처녀들을 잡아다가 전쟁터로 끌고 가서 몹쓸 짓을 한다는 소문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순악이 아버지는 아무리 무시당하는 가난한 상놈 집안이지만 사랑하는 딸이 그런 험한 꼴을 겪는 것을 볼 수 없다며 공장에 취직 시킬 결심을 했습니다.
마침 동네 아저씨 한 분이 순악이를 대구에 있는 실 푸는 공장에서 일하게 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약속한 날 순악이는 비록 어려운 형편이지만 옷을 최대한 예쁘게 차려 입고 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린 후 동네 아저씨를 따라 나가서 난 생 처음으로 기차를 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차는 대구 역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대신 용산 역과 중국 하얼빈 역을 지나 저 멀리 내몽골 근처 “치치하루 역”에서 순악이를 내려주었습니다. 거기에는 일본 군 부대가 있었고 그 때부터 일본 군인들은 어리고 여린 산골 소녀 순악이를 사다코, 데루코, 요시코 혹은 마쓰다케라고 제 멋대로 부르면서 짐승처럼 무참히 짓밟고 괴롭혔습니다.
이 때 불과 열여섯 살에 지나지 않았던 순악이는 일제가 패망한 1945년 8월 15일 까지 거기에서 지옥과 같은 1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비극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고 소녀는 그 이후 평생 아픔과 어둠의 기나긴 시간의 터널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이것은 제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지난 2010년 1월 2일 세상을 떠나신 “김순악” 할머니의 실제 삶을 다룬 기사를 풀어서 옮긴 것입니다. 사람들은 김순악 할머니 같은 분들을 가리켜 “위안부 할머니”라고 부릅니다.
일본은 20세기 중반 사악하고 커다란 전쟁을 일으키면서 아시아 곳곳에 퍼져나간 일본 군대가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전쟁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도록 무척 잔인하고 끔찍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것은 자신들이 정복한 나라 곳곳에서 어린 소녀들을 잡아다가 군부대 옆 ‘위안소’에 가둬서 성 노예로 부리는 것입니다. 그 인원은 대략 2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고 그 중 우리나라 소녀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들 대다수는 이로 말미암은 끔찍한 상처와 아픔 가운데 김순악 할머니처럼 평생을 힘겹게 살아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은커녕 위안부가 존재했다는 분명한 역사적 사실마저 부정하는 망발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위안부 문제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야 하는 까닭은 35년간의 일본 식민지배의 잔악성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일본 군부는 식민 통치기간동안 우리나라 땅에서 착취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닥까지 긁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도 모자라 아무 힘없는 꽃다운 어린 소녀들을 그처럼 잔악무도하게 짓밟았습니다.
우리가 성경, 특별히 신약을 읽을 때 반드시 유념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스라엘에 대한 로마 제국의 “식민 지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 선택받았다는, 그 어느 민족보다 자존심이 강한 이스라엘이 짐승처럼 여기는 이방 나라에 의해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자신들의 무능하고 탐욕스러운 민족지도자들 때문에 대다수의 가난한 사람들이 더욱 고통스럽게 로마 제국의 수탈에 시달렸습니다. 이것을 분명히 기억할 때 우리는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의 의미를 보다 생생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다면 우리는 오늘 본문 속 마리아 역시 로마 식민지배의 아픔을 겪고 있는 나사렛 산골 소녀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됩니다. 이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이 보통 결혼하는 나이는 16살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본문 말씀의 마리아는 김순악 할머니가 일본군에게 끌려갔던 나이와 비슷한 또래였습니다. 따라서 마리아 역시도 순악이와 마찬가지로 로마 제국의 식민지배로 말미암아 아무런 희망을 갖지 못한 채 극심한 가난과 절망 속에서 괴로워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산골 소녀 마리아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약혼만 했을 뿐 아직 결혼하지 않은 그녀에게 갑자기 천사가 나타나 성령님으로 말미암아 아기를 가질 것이라고 예고합니다. 그리고 그 아기가 바로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토록 기다렸던 메시아이며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씀합니다. 마리아는 그 놀라운 말씀을 용기 있게 믿음으로 받아들이긴 했지만, 여전히 당황스러움과 무서움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래서 그는 얼마 있다가 사촌 엘리사벳을 찾아갔습니다. 자신이 도무지 감당하기 힘겨운 이 어려운 일을 두고 연륜이 깊고 슬기로운 엘리사벳과 대화를 나누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곳에서 마리아는 매우 신비로운 일을 겪었습니다. 그녀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한 순간 6개월 전 엘리사벳 몸에 생겨난 그의 아들 요한이 뱃속에서 기뻐 뛰놀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깨달은 엘리사벳은 성령님의 도움 가운데 마리아가 낳을 아기가 진정 하나님의 아들이며 그를 낳을 마리아가 참으로 복된 여자임을 깨닫고 이를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그러자 마리아는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던 모든 두려움과 염려를 떨쳐버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리 높여 하나님을 찬양하였는데 그 노래 가사가 바로 본문 말씀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그 옛날, 한 나사렛 산골 소녀의 노랫가락을 통하여 마리아는 물론이고 순악이를 비롯한 수많은 억눌린 이들이 진정 바라고 소망할 주님. 우리에게 이미 오셨고 다시 오실 예수님의 복음에 대해 보다 온전히 알 수 있습니다.
이제 다함께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본문 46-48절 말씀 다함께 읽겠습니다.
46 마리아가 이르되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 47 내 마음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48 그의 여종의 비천함을 돌보셨음이라 보라 이제 후로는 만세에 나를 복이 있다 일컬으리로다
먼저 우리는 마리아가 그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 주목해야 합니다. 48절 보면, 마리아는 자신이 기뻐하며 찬양하는 이유가 구주 하나님께서 당신의 여종인 자기의 “비천함”을 돌보셨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때, 비천함은 곧 “낮은 상태”를 뜻합니다. 즉, 사람들이 보기에 한 없이 초라한 가난한 산골 소녀로서의 자기 모습을 표현한 말입니다. 그런데 곧 위대한 “뒤 엎음”이 일어납니다. 48절 뒷부분을 보면 마리아가 이제부터 영원히 사람들로부터 ‘복이 있다.’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대체 왜, 어떻게 해서 이런 놀라운 일이 일어날까요? 51-53절 말씀 다함께 읽겠습니다.
51 그의 팔로 힘을 보이사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고 52 권세 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 53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으며 부자는 빈 손으로 보내셨도다
우리는 여기에서 마리아가 사람들을 두 부류로 나누고 있음을 주목해야 합니다. 한 부류의 사람들은 “교만한 자들”, “권세 있는 자”, “부자”들입니다. 한 마디로 높은 위치에서 떵떵거리며 배부르게 사는 사람들입니다. 반면에 다른 한 부류에 있는 사람들은 “비천한 자”, “주리는 자”입니다. 즉, 낮은 위치에서 무시당하고 비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심으로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의 위치가 정 반대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힘 있고 배부른 사람들이 낮아지고 빈손이 되며, 반대로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높아지고 그들의 굶주린 배를 좋은 음식으로 채우게 됐습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이 두 부류 중 어느 쪽에 속할까요? 두말할 것 없이 그 스스로 말한 것처럼 비천한 사람들에 속합니다.
따라서 그녀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그들과 함께 드높이실 뿐만 아니라 세상을 완전히 뒤바꾸는 그 분의 아들 예수님께서 자신의 몸을 통해 이 땅에 오신다는 것이 너무도 아름답고 복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도저히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큰 소리로 외쳐 주님을 찬양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그녀가 말한 교만한 힘 있는 부자들이 구체적으로 누구일까요? 그것은 그 당시 지중해에서 가장 크고 강했던 로마 제국에 아부해서 높은 지위와 재물을 유지하고 동족을 착취했던 정치, 종교 지도자들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말한 비천하고 배고픈 사람들은 자신을 포함한 절대 다수의 가난하고 힘없는 민중들입니다. 그러므로 마리아의 노래는 로마 제국으로 말미암은 폭력적이고 일그러진 사회구조를 뒤집는 놀라운 희망의 선언입니다. 따라서 이 노래는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하신 일과 그 주님을 따르는 우리 삶의 바른 태도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신 이유가 단지 죄를 용서해 주시고 죽어서 천국에 가게 하기 위함인 줄로만 오해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분명한 진리이고 매우 소중한 복음입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결코 그것만을 위해 이 땅에 오시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 오셔서 구약의 여러 예언자들이 앞서 선포하신 말씀들처럼 그리고 마리아가 노래한 것처럼 수많은 힘없고 가난한 이들이 하나님께 사랑받는 아들, 딸들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그리고 단지 그들을 동정해서 병고쳐주고 배불리 먹여주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으셨습니다. 그들을 짓밟고 괴롭히는 그릇되고 병든 모든 사회구조들에 거침없이 심판을 선언하며 탐욕으로 가득한 권력자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공평을 거리낌 없이 외치셨습니다. 그 결과 그들의 눈 밖에 나 마침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습니다.
따라서 주님의 부활은 거짓된 세상의 질서를 하나님의 뜻과 다스림으로 뒤 엎으신 예수님의 말씀이 실현된 것이자 산골 소녀 마리아가 부른 노래의 완성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 예수님을 믿고 따른 다는 것은 곧 무엇을 의미할까요? 예수님의 다시 오심을 기다린다는 것은 또한 무엇을 뜻할까요? 그것은 우리 개인의 죄 용서받음과 죽음 이후의 천국에 들어감을 믿는 것과 동시에 예수님께서 이 땅에 행하신 위대한 “뒤 엎음”의 길을 따라나서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는 오랜 역사 속에서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모양으로 존재하는 또 다른 로마 제국의 모순과 폭력을 똑바로 쳐다봐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삶의 목표가 자기만의 제국을 이루어 높고 힘 있는 자리에 우뚝 서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의 수많은 마리아들의 편에 서서 그들을 높이 세우시는 예수님의 손과 발이 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우리 곁의 여러 산골소녀들과 함께함으로 말미암아 이 땅에 예수님께서 오시는 통로였던 또 다른 마리아의 길을 걷기 원하십니다. 그리고 그런 우리를 향해 마리아와 동일한 놀랍고 아름다운 복을 약속해 주십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나라를 짓밟은 일본제국의 군국주의에 신앙으로 맞서 3.1 만세 운동을 외친 우리 부산진교회를 비롯한 믿음의 조상들이 보여준 용기를 잇는 길입니다. 또한 우리나라를 어둠과 절망에서 해방시키신 하나님의 뜻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순악이와 마리아를 비롯한 과거와 오늘의 수많은 산골 소녀들의 눈물을 닦아주며 그들과 함께 노래하는 길입니다.
역사 기록 속에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잊히고 숨겨졌던 위안부 할머니들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1991년 8월 14일 당시 67세였던 김학순 할머니께서 기자회견을 통해서 용기 있게 위안부에 대해 공개 증언을 하면서 부터입니다.
그 이후 여러 곳에서 조용히 계셨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공개증언이 이어졌고 일본 미야자와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1992년 1월 8일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매주 수요일 마다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의 전쟁 범죄 인정, 진상규명, 공식사죄, 법적배상, 전범자 처벌, 역사교과서에 기록,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이렇게 총 7가지 요구 사항아래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12월 14일은 그렇게 시작된 수요 시위가 천 번 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날은 최근 가슴 답답한 논란의 중심이 된 ‘평화의 소녀상’이 제막된 날이기도 합니다. 그날 저도 그 자리에 함께하며 새삼 확인한 것은 많은 기독교인들과 교회가 수요시위를 비롯해 여로 모양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도왔다는 사실입니다. 특별히 헌신적으로 앞장서 이 모든 일을 진행해온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상임대표님은 목사님이십니다.
대체 왜 윤미향 목사님을 비롯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도우며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노력하고 있을까요? 그 외에도 오늘날의 여러 그릇된 힘과 폭력에 의해 수없이 일그러지고 잘못된 질서를 바로잡고 약한 사람들 편에 서기 위해 애쓰고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먼저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뒤엎음의 길”을 몸소 우직이 걸어가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뒤엎음의 길에 함께하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서 어린 마리아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주님의 위대한 복음으로 말미암아 그 수많은 산골 소녀들에게 참된 복과 은혜가 넘친다는 사실을 굳게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옛날 나사렛 산골 소녀 마리아의 입술을 통해 청아하게 울려 퍼진 노래 가락을 오늘 우리에게도 들려주시며 예수님께서 오신 이유를 분명히 마음 깊이 새겨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산골 소녀의 노래가 역사상 단 한 번만 불린 쓸쓸한 독창으로 끝나길 원하지 않으십니다. 예수님을 통해 펼쳐진 하나님 나라를 믿는 당신의 아들, 딸들이 그들의 삶에 맺힌 눈물과 섬김을 통하여 아름다운 화음을 빚어내는 합창을 이루길 원하십니다.
저는 5년 전, 한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두 시간 넘게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모인 많은 사람들 속에서 그 합창 소리를 들었습니다. 또한 우리교회 앞에 있는 일신여학교와 도로 벽에 새겨진 독립선언문을 바라보며 그 위대한 3.1운동의 화음을 경청하게 됩니다. 이제 그 노래를 우리의 모든 삶을 통해 계속해서 이어 부르기 원합니다. 바로 그 누구보다 하나님께서 그 맑은 가락에 귀 기울이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 옛날 한 산골 소녀로부터 시작된 아름다운 합창을 몸소 지휘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의 손길을 끊임없이 주목하시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가장 나다운, 나만의 호흡과 생명으로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평화를 크게 노래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기도 : 우리의 구세주 하나님
예수님께서 오심은 곧 위대한 “뒤 엎음”임을 말씀을 통해 확인하였습니다. 그렇게 모든 세계를 참으로 아름답고 새롭게 하시며 변화시키시는 주님을 진심으로 기다리고 소망하는 주님의 아들, 딸이 되기 원합니다. 그리하여 그 옛날 산골 소녀 마리아의 노래를 오늘 우리의 입술로 이어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특별히 3.1절 기념 주일을 맞이하며 그날의 위대한 역사와 정신을 기억하고 이어가길 원합니다. 또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여 주시고 다시는 그런 끔찍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고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사과를 비롯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속히 이루어지게 하여 주시옵소서.
오늘도 수많은 마리아들의 노랫소리에 귀 기울이시고 눈물 닦아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봉헌기도: 우리와 온 세계를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
우리를 낮은 곳에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주님 나라의 “뒤 엎음”의 길로 이끄시는 은혜와 정의를 높여 찬양하며 구별한 예물을 드립니다. 주님의 손길이 필요한 낮고 작은 이들을 위해 사용하여 주시옵소서.
사랑하는 예담청년들을 위해 온 마음 다해 축복합니다. 특별히 이번 수련회를 통해 각자 다짐한 것들과 새롭게 변화 받은 은혜들을 항상 삶으로 지켜나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마다 필요한 건강과 돈과 기회를 적절히 허락하여 주시고 각 가정마다 주님의 평화 가득하길 간절히 구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보냄의 말씀
목사: 사랑하는 여러분 평안히 돌아가십시오. 복음의 말씀을 들었으니 주님께서 앞서 가신 ‘뒤엎음’의 길을 따라 가십시오.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비천함을 돌보아 주십니다.
회중: 아멘, 예수님께서 바꾸시고자 하셨던 병든 질서를 때때로 옹호하였던 어리석음을 뉘우칩니다. 마리아의 노래를 온 몸과 마음으로 따라 부르며 주님의 정의와 평화를 이루어 나가겠습니다. 주님! 우리를 새롭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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